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1978)
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1978)
‘디어 헌터’를 고등학생일 때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TV에서 하는 주말의 명화를 통해서 보았다.
그때 ‘디어 헌터’로부터 받은 충격과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특히 러시안 룰렛 장면은 숨을 멎게 만들 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영화가 남긴 여운으로 인해 숙연한 기운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마이클 치미노가 각본, 감독, 제작을 담당한 ‘디어 헌터’는 전쟁으로 인해 전쟁을 직접 경험한 젊은이들과 그들로 인해
그들의 주변 사람들이 겪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아픔들을 ‘디어 헌터’의 음악을 담당한
스탠리 마이어스의 ‘The Cavatina’의 기타 선율과 함께 가슴 시리도록 잔잔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If you don’t spill a drop, it’s good luck for the rest of your life.”
(한방울도 흘리지 않는다면, 남은 평생 행운이 따를 것입니다.)
‘디어 헌터’는 이야기 구조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제철소에서 일하는 마이클(Robert De Niro)과 스티븐(John Savage), 닉(Christopher Walken)은 일이 끝나면
바에서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당구도 치는, 약간은 철이 없고 방탕해 보이지만 지극히 평범한 젊은이들이다.
영화의 초반부는 마이클과 스티븐, 닉이 베트남으로 떠나기 직전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보여준다.
특히 스티븐과 안젤라(Rutanya Alda)의 결혼식과 이어지는 결혼 피로연, 그리고 사슴 사냥 장면들을 특별한 이야기의 전개 없이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보여 주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전쟁에서 겪게 되는 공포와
전쟁을 겪고 난 후에 달라진 그들의 삶을 통해 전달하는 전쟁이 주는 비극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이윽고 영화의 장면은 그들이 놀던 바에서 베트남의 한 마을이 폭격당하는 장면으로 갑자기 바뀐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스티븐과 닉은 우연히 마이클을 만나게 되고, 이 세 명은 곧 베트콩의 포로로 잡히게 된다.
포로가 된 세 명은 베트콩의 죽음을 담보로 한 러시안 룰렛 게임의 도구가 되어 극한의 공포를 체험한다.
다행히 마이클의 기지로 세 명은 극적인 탈출을 하게 되지만 탈출 과정에서 세 명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베트남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마이클. 전쟁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전쟁 이전으로 자신을 되돌려보려고 친구들과 다시 사슴 사냥도 떠나보지만 예전 같지가 않다.
스티븐과 닉을 베트남에 남겨두고 혼자 온 죄책감도 마이클을 괴롭힌다.
그러는 와중에 마이클은 닉을 그리워하는 닉의 애인인 린다(Meryl Streep)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이클은 친구들을 통해 스티븐이 베트남에서 돌아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안젤라를 통해 스티븐이 전쟁 후유증으로 가정에 돌아오지 못하고
재향군인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베트남에서 스티븐에게로 송금되는 돈을 보고 닉이 아직 베트남에 있다고 확신을 한 마이클은 닉을 찾으러 곧바로 베트남으로 향한다.
마이클은 러시안 룰렛으로 정신이 나가버린 닉을 발견한다.
마이클은 자기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닉을 되찾아 보려고 하지만 닉은 마이클이 보는 앞에서 러시안 룰렛의 총을 맞고 죽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