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네 멋대로 해라 A Bout de Souffle 1960
‘블루 벨벳’은 제프리가 샌디를 만나는 평범한 세상과 도로시를 만나는 “이상한 세상”을 대조시키면서
평범한 세상과 “이상한 세상”이 공존하는 세상 전체를 “이상한 세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블루 벨벳’은 이러한 평범한 세상과 “이상한 세상”의 대조와 더불어, “감각적인 장면”과,
이 장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음악을 결합시켜 괴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벌레만도 못한 프랭크가 ‘In Dreams’를 립싱크로 부르는 벤을 보며 감동하는 장면은 정말 엽기적이다.
경찰이 프랭크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에서는 Ketty Lester의 아름다운 발라드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블루 벨벳’에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연출력은 세련되지는 못하지만, 전달력만큼은 강하고 확실하다.
카메라가 잘려진 귀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는 장면 등의 삽입은 지극히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장면에 담겨 있는 의미의 전달은 확실하다. 특히 영화의 중반부에 나오는, 영화의 주제와도 같은 샌디의 대사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내용도 촌스럽지만, 대사에 담겨 있는 의미의 전달은 확실하다. 샌디가 제프리에게 말한다. “꿈을 꿨어.
사실은 널 만난 날 밤이었지. 꿈에 우리의 세상이 나왔어. 개똥지빠귀가 없었기 때문에 세상은 어두웠어.
개똥지빠귀는 사랑을 상징해.
오랫동안 세상엔 어두움뿐이었어.
그런데 갑자기 수천 마리의 개똥지빠귀들이 풀려나 눈이 부신 사랑의 불빛을 가져왔어.
그리고 사랑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처럼 보였어.
그리고 그렇게 되었지. 그러니까 개똥지빠귀가 올 때까지는 세상은 혼란스럽다는 의미인 것 같아.”
‘블루 벨벳’은 샌디의 대사처럼 희망적으로 끝난다.
샌디는 사랑하는 제프리와, 제프리의 이모 바바라(Frances Bay)와 함께 프랭크 같은 벌레를 부리에
문 채 창가에 앉아 있는 개똥지빠귀를 보며 제프리에게 말한다. “이상한 세상이야, 그렇지 않아?”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이자 한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내이기도 했던,
도로시 발렌스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어머니인 잉그리드 버그만과는 달리 연기력이 상당히 부족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 왔었는데,
‘블루 벨벳’에서만큼은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미안할 정도로 여배우가 감당하기 어려운 역을 맡아, 대단히 용기있는 연기를 보여 준다.
도로시는 프랭크로부터 이사벨라 로셀리니마저 참기 힘들었을 성적 학대를 당한다.
특히 도로시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전라의 모습으로 제프리의 집 앞에 서 있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블루 벨벳’은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만 후보에 올랐으나, 이마저도 수상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블루 벨벳’은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0개의 영화 장르에서 각각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 (AFI’s 10 Top 10)”의 미스터리 장르 부문에서 8위에 랭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