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플레인 Airplane 1980
에어플레인 Airplane 1980
다른 장르의 영화도 그렇지만, 특히 코미디 영화는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모르면 100% 이해하기가 어렵다.
코미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말장난 개그는 더욱 그렇다. 어떤 말장난 개그는 한국어로 번역해서 자막으로 만들기도 힘들다.
‘에어플레인’에서 기내 식사로 생선을 먹은 오버 기장(Peter Graves)과 부기장 머독(Kareem Abdul-Jabaar)이 식중독 증세로 정신을 잃게 되자
닥터 루맥(Leslie Nielsen)은 과거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작전 수행 도중 전사한 동료들에 대한
기억으로 비행 공포증을 앓고 있는 테드에게 비행기를 조종해서 착륙시킬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테드가 “설마 진담은 아니겠지요!”라고 말하자, 닥터 루맥이 정색을 하며 자신을 셜리라고 부르지 말라고
말하는데, 설마라는 의미의 Surely와 발음이 같은 여자 이름 Shirley를 이용한 말장난 개그다.
‘에어플레인’에서 오버 기장과 내비게이터 빅터 바스타(Frank Ashmore)가 비행기가 이륙할 때 관제탑과 교신하는
대사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는데, 오버 기장의 이름인 오버(Oveur)와 부기장 머독의 이름인 로저(Roger),
그리고 내비게이터의 이름인 빅터(Victor)의 발음이, 주로 무선 통신에서 “이상”이라는
의미의 “over”와, “알았음”이라는 의미의 “roger”, 그리고 비행기의 “진로”를 의미하는 “vector”와 같거나 유사함을 이용한 말장난 개그다.
‘에어플레인’에서 세 번에 걸쳐서 나오는 “What is it?” 말장난 개그 시리즈도 유명하다.
닥터 루맥이 복통을 호소하는 셜리(Mary Mercier)라는 한 여자 승객을 진찰한 후, 일레인에게 “기장에게 알려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착륙해야 합니다. 이 여성 분은 병원에 가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일레인이 “병원이요? 무슨 일이죠?(What is it?)”라고 묻는다.
닥터 루맥이 “그건 환자들이 있는 큰 빌딩입니다.”라고, 엉뚱하지만 굉장히 진지하게 대답하는데,
닥터 루맥은 “그게 뭐죠?(What is it?)”라고 해석하고 병원이 뭔지를 설명해 주는 말장난 개그다.
“What is it?” 말장난 개그 시리즈는 첫 번째가 본부(headquarter) 편이고, 두 번째가 위에 언급한 병원(hospital) 편이며, 세 번째가 조종실(cockpit) 편이다.
‘에어플레인’은 성적인 암시를 깔고 있는 아슬아슬한 장면과 대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는데,
오버 기장은 조종실을 구경하러 온 조이(Rossie Harris)에게 소아 성애증의 변태적인 질문들 – “벌거벗은 어른을 본 적이 있니?” – 을 쏟아내고, 일레인은
“오토매틱 파일럿” 오토(Otto)에게 펠라티오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고, 거사(?)를 치른 듯, 오토와 함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에어플레인’은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대사로도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 준다.
복통을 호소하는 셜리가 “내 배가! 로날드 레이건 영화를 본 이래로 이런 끔찍한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데,
당시 로날드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주의 주지사였다.
시카고 항공 관제 책임자 맥크로스키(Lloyd Bridges)가 오버 기장의 부인(Lee Terri)에게 “당신의 남편과 다른 사람들은 살아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라고 말하자, 항공 관제관 조니(Stephen Stucker)가 “제랄드 포드처럼요.”라고 말하는데, 제랄드 포드는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