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トトロ, 1988)
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トトロ, 1988)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난 ‘이웃집 토토로’만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본 애니메이션 영화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순위에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와 ‘토이 스토리 (Toy Story, 1995)’가 각각 1, 2위였으나,
‘이웃집 토토로’를 보고는 순위가 바뀌었다.
지금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1위는 바로 ‘이웃집 토토로’이다.
‘이웃집 토토로’는 영화 내내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정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웃집 토토로’는 일본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千と千尋の神隠し, 2001)’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2004)’, 두 작품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이웃집 토토로’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고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다소 산만하고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 구조 때문에 아이 관객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애니메이션 영화들이다.
‘이웃집 토토로’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어린 자매 사츠키와 메이는 엄마가 입원 중인 병원에 가까이 살기 위해 아빠와 함께 시골의 낡고 오래된 집으로 이사를 온다.
그러던 어느날 사츠키가 학교에 간 동안 마당에서 혼자 놀던 메이는 이상한 동물을 발견하고,
이상한 동물을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커다란 나무의 옹이구멍 속으로 빠진 메이는 또 다른 거대한 동물을 발견하고,
이 거대한 동물의 푹신한 배 위에 올라간다. 메이는 이 거대한 동물에게 토토로란 이름을 붙여준다.
비 오는 날 밤 아빠를 마중 나가기 위해 아빠의 우산을 들고 메이와 함께 버스 정류장에 나간 사츠키도 토토로를 만난다.
사츠키는 비를 맞고 있는 토토로에게 아빠의 우산을 빌려준다.
토토로는 고양이 버스가 도착하자 고양이 버스를 타고 사라진다.
‘이웃집 토토로’에는 복잡한 이야기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이야기처럼 아이 관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상징적 표현들도 없다.
‘이웃집 토토로’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니다.
‘이웃집 토토로’는 관객들이 직접 보고 느껴야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웃집 토토로’는 사츠키와 메이가 겪는 신비한 경험들을 관객들에게 보여 주고,
신비한 경험들을 겪은 사츠키와 메이가 순수한 아이들의 관점에서 느끼는 감정을 관객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아이 관객들은 사츠키와 메이가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게 되고, 어른 관객들은 그런 감정을 느꼈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되면서 저절로 미소 짓게 된다.
‘이웃집 토토로’가 애니메이션 영화로서 위대한 점은 영화가 전적으로 아이들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관점에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웃집 토토로’의 주인공은 어린 자매 사츠키와 메이다.
사츠키와 메이는 새로 이사 온 낡고 오래된 집의 부엌문을 열자 부엌을 뒤덮고 있던 검고 솜뭉치처럼 생긴 것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사츠키와 메이가 본 검고 솜뭉치처럼 생긴 것들은 밝은 곳에서 갑자기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누구나 겪게 되는,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는 착시 현상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이들의 관점에서 재미있게 묘사한 것이다.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사츠키와 메이를 위해서 동심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는다.
아빠는 사츠키와 메이에게 그 검고 솜뭉치처럼 생긴 것들이 마쿠로 쿠로스케(まっくろくろすけ) – “새까만 검댕이”라는 뜻이다 – 라는 요괴라고 일러 준다.
사츠키와 메이는 다락방에서도 검고 솜뭉치처럼 생긴 것들을 보게 되는데,
이웃집 소년인 칸타의 할머니도 사츠키와 메이에게 그것들이 아이들에게만 보이는 수수와타리(ススワタリ) –
“떠돌이 검댕이”라는 뜻이다 – 라는 검댕이 요괴라고 일러 준다.
‘이웃집 토토로’는 누구나 어린 시절에 겪었음직한 경험들과,
그때 느꼈음직한 감정들을 사츠키와 메이를 통해 보여 줌으로써 어른 관객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하고 미소 짓게 한다.
사츠키와 메이는 캄캄한 다락방으로 올라가기가 무섭다.
무서움을 떨쳐 버리기 위해 캄캄한 다락방을 향해 고함을 지르는 사츠키와 메이의 귀여운 행동이 어른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사츠키가 빌려준 우산을 쓴 토토로는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즐거워 한다.
어른 관객들은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아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미소 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