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도그 후기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미 영화제 정산을 끝냈겠지만 바쁘다고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천천히 기록해나가볼까 한다.
그 첫 시작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 – 감독상을 수상,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에 초청된 영화 <파워 오브 도그>다.
[ 영화 나일 강의 죽음 후기 , ‘에르큘 포와로’로 돌아온 케네스 브래너가 선사하는 추리 영화 ]
이번에는 유명 영화제 수상작들 위주로 관람했는데, 그중에서도 이 영화는 유일하게 출연하는 배우 때문에 기대한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베네딕트 컴버배치, 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매 작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새로운 연기를 볼 수 있다니 궁금하지 않은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새로운 연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한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1967년에 출간된
토마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피아노>(1993)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한다. 그 정석과도 같은 영화다.
<파워 오브 도그>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 서로 다른 입장에서
다른 성격으로 살아가던 이들이 맞부딪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얽힌 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순간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위태롭게 느껴져 서스펜스를 유발하기에 부족함 없었고 아찔하기까지 했다.
필과 조지, 그리고 로즈와 피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끝은 어딜까?
<파워 오브 도그>는 이들의 크고 작은 여정을 바라보는 내내 미묘한 긴장감을 자연스레 형성해 나간다.
1925년 미국의 몬태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필(베네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도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로부터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레먼스)가 10대 아들 피터(코디 스밋 맥피)와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로즈(커스틴 던스트)를 가족으로 맞이하자,
필은 갑작스러운 동생의 결혼 소식에 분노하기에 이른다.
이에 이전부터 남자답지 않다고 자신이 조롱한 아들의 엄마인 로즈의 생활을 옭아매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그녀의 숨통을 조여가기 시작한다.
파워 오브 도그 후기
<파워 오브 도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함께 자란 형제이지만 너무나도
다른 성격과 태도를 보이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오프닝을 펼쳐나간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피터를 보고 남자답지 않다며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면전에서 조롱하는 형 필.
그리고 그와는 달리, 동생 조지는 모두가 떠난 뒤에 레스토랑에 다시 찾아와 로즈에게 사과한다.
상반된 성격이 형제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상반된 두 사람, 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갈등을 비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로즈와 조지가 결혼한 후,
자신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정서적인 불안을 유발하는 필로 하여금
점차 불안감이 증폭되는 로즈의 변화, 필의 변화를 다뤄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신체적인 폭력, 겉으로 드러나는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즈에게 무관심은 물론, 심지어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 필의 태도를
통해 그들의 관계가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꿴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내내
전달하며 <파워 오브 도그>는 그들의 관계에 숨죽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