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1 (I Spit on your grave, 2010)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1 (I Spit on your grave, 2010)
오늘 올릴 영화 후기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이다.
스릴러 영화이면서 상당히 잔인한 영화인데 좋은 평이 많은 것 같아서 기대하고 보게됐다.
예전에 영화 관련된 글에서 인상적인 포스터 모음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줄거리를 아주 약간 알고 보게되었는데, 강간이라는 무서운 주제가 실린만큼 영화 초반부터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보게됐다.
영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한 여자의 복수극을 다룬 영화다.
작가인 제니퍼는 조용한 곳에서 글을 쓰려고 한적한 시골에 혼자 가게 된다.
그 근처의 주유소에서 만난 동네 청년들은 그녀가 머무는 곳을 알고는 산장에 칩입한다.
산길로 도망치다 우연히 보안관을 만나 순간 마음을 놓게되지만 알고보니 보안관도 그들과 한패였고, 결국 그녀는 강간과 폭행을 당한다.
곧이어 그녀의 잔인한 복수극이 시작되는데…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감상 후기
그동안 내가 봐왔던 잔인한 영화들과 비교하면 내용이 크게 다르다거나 특이하지는 않다.
그런데 여자가 이렇게까지 잔인한 복수를 행한다는 점에서는 약간 새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강간, 폭행 장면이 워낙에 직접적이고 잔인하게 느껴져서 약간의 경각심과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내가 만약에 저 상황에 처해있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장한 남자들의 잔인함에 희생되어지는건 연약한 여자 한명 뿐이였다. 여주인공은 아마 금방 자신의 목숨을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희망이 없으니까
끔찍한 일이 끝나고나서 그녀는 스스로 물 속으로 뛰어들고는 그 뒤로 자취를 감췄다.
이 때부터 ‘슬슬 시작되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어떤 방식의 복수를 할 것인가 머릿속으로 살짝 짐작해보기도 했다.
다시 나타난 그녀는 약간의 트릭을 이용해서 남자들에게 고문과 폭행끝에 죽음을 선사한다.
잔인함을 행하면서는 즐거워하고 웃었던 남자들이 잔인함을 당할 때에는 비굴하고 치사했다.
법의 심판에 의지하지 않고 본인의 손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도 분명히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멀리 가지 않고 산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살아남았고 과정을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또한 납치하고 고문하는 그 과정이 너무 단순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는 체격도 왜소한데다가, 도시에 살던 평범한 여성이다. 그런데 큰 트릭이나 별다른 위기도 없이 남자 5명을 모두 제거했다는 점이 의아할 수 밖에 없다.
그녀가 강간이나 폭행을 당하는 과정은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보여주는데 그녀가 복수하는 장면과 과정은 잔인함만이 극대화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상당히 통쾌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영 찝찝하다.
복수할 때 강간범들이 조금더 공포감을 느끼도록 조성했다면 조금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몇몇 장면에서는 ‘잘됐다’ 싶은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은 장면도 있었다.
저렇게까지 복수해서 얻어지는건 뭘까? 주인공이 원하는게 그들의 목숨인걸까?
처형을 원하는 거라면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의문점들이 생겼다.
하지만 다른면에서 생각해보면 주인공은 아마도 이미 자신의 인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렇게 복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5명을 모두 죽인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생각보다 여자 주인공의 복수가 많이 잔인하다는 점에서도 놀라웠다.
현실에서는 당하면서도 복수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법이라는게 있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뺏은 사람은 본인의 인권도 포기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
영화를 통해서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들에게 행해지는 잔인한 행위를 볼 수 있게 되어 약간은 기뻤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나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건 슬픔과 씁쓸함이였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영화에서 정말 무서운건 주인공 제니퍼의 복수 행위가 아니다.
강간범들의 잔인함도 아니다.
강간범중 하나인 보안관이 한 집안의 가장이며 임신한 아내가 있는 남자라는 점이다.
강간을 하다가 딸에게 전화가 오자 자리를 피해서 전화를 받는 장면이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스토리가 하나도 없고 잔인하기만하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에 담겨진 강간이나 폭행 장면, 잔인한 장면들은 연출을 잘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보통 잔인한 영화에 그려지는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여자 주인공이 복수를 하는 패턴과는 다른 획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금더 직접적이고 조금더 잔인하다.
감독은 아마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복수를 담으려 한 게 아니였을까? 혹은 인간의 가장 더러운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