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
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
신체 강탈자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6
노매드랜드’의 초반부에 펀이 죽은 남편의 옷을 만지며 눈물을 참는 장면이 나오는데, 펀은 죽은 남편을 떠나보내지 못한다.
펀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아버지가 주신 “가을 잎” 접시들을 린다에게 자랑하고, 자신이 아끼는
“가을 잎” 접시들을 데이브가 깨뜨리자, 데이브에게 화를 낸다.
펀은 죽은 남편과 추억이 담긴 물건에 집착한다.
펀은 노매드 생활을 통해 각자 사연을 가지고 길 위에서의 삶을 선택한 노매드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스완키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길 위에서 살아가는 여정을 통해 대자연을 느끼면서 깨달음을 얻어 간다.
이른 아침에 아무도 모르게 데이브의 집을 떠나 다시 노매드 생활로 돌아간 펀이 폭풍이 몰아치는 해안 절벽을 걷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 폭풍과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는 자신을 얽매고 있는 집착을 버리기 직전의 펀의 번뇌를 표현하고 있다.
펀이 노매드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노매드들의 아버지 격인 밥에게 말한다.
“… 만약 내가 남지 않고 떠났다면, 그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되었겠죠.
난 짐을 싸서 떠날 수가 없었어요. 그는 엠파이어를 사랑했어요.
그래서 남았어요. … 난 너무 많은 세월을 기억만 하면서 보낸 것 같아요. …”
그러자 밥이 펀에게 말한다. “… 5년 전 아들이 자살을 했어요. … 문제는 아들이 없는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였죠.
하지만 사람들을 돕고 봉사하는 것이 아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것이 내가 하루를 견디는 이유를 주죠.
여기 불가피하게 슬픔과 상실감에 빠진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그걸 극복하지 못하죠. 하지만 괜찮아요. 괜찮아요. 내가 이 삶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마지막 작별 인사가 없다는 거에요.
난 여기서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났지만, 마지막 작별 인사는 하지 않아요. “길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하죠.
그리고 그렇게 돼요. 그게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때로는 수년이 걸리든, 그들을 다시 만나요.
난 길을 내려다보며 아들을 다시 만날 거라고 마음속으로 확신하죠.
당신도 보를 다시 만날 거고, 그때 당신의 삶을 함께 기억할 수 있을 거에요.”
결국 깨달음을 얻은 펀의 얼굴에 편안함이 엿보인다. 펀은 결국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펀은 다시 엠파이어로 돌아가 창고에 보관한 옛 물건들을 처리한다.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노매드랜드’와 같은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는 영화를 만든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개봉을 앞둔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 (The Eternals, 2021)’를 연출하였다고 하니 의외이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 ‘이터널스’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