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춤을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 1990)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 1990)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 1990)

싸이코 (Psycho, 1960)

난 ‘늑대와 춤을’을 영화관에서 처음 보고 나서 한동안 이 영화에 거의 미쳐 있었었다.

화려한 액션 장면 없이 3시간이나 되는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 사우스 다코타(South Dakota)주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화면, 그리고 존 배리의 멋진 음악에 완전히 매혹되었었다.

당시 인기 영화배우였던 케빈 코스트너가 자신이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고 ‘늑대와 춤을’이라는

서부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할리우드는 ‘늑대와 춤을’을 잘 나가던 한 영화사의 문을 닫게 만든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서부 영화 ‘천국의 문 (Heaven’s Gate, 1980)’에 빗대어 “케빈의 문(Kevin’s Gate)”이라 조롱했다.

철지난 장르인 서부 영화에다 3시간이 넘는 – 1년 뒤에 나온 특별판은 4시간이나 되는

긴 상영 시간, 더구나 전체 영화 대사의 25%를 차지하는 수우(Sioux)족 언어인 라코타(Lakota)어로

진행되는 영화가 성공하리라고는 할리우드의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늑대와 춤을’과 케빈 코스트너는 이런 할리우드의 조롱을 조롱하듯

미국 내에서만 1억 8천만 달러라는 흥행 성적을 거두게 되며, 작품상을 포함,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등 7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여 작품성까지 인정 받게 된다.

서부가 사라지기 전에 서부를 보고 싶어 하는, 서부에 대한 낭만적인 꿈을 가지고 있는 이상주의자 존 던바 중위

(Kevin Costner)는 남북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자신의 이러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는 자신의 임지로 서부 개척지를 선택하게 되고, 결국 다코타주의 세즈윅 요새로 발령이 난다.

아무도 없는 버려진 세즈윅 요새에서 존 던바 중위는 미군 장교로서 자신의 임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우연하게 자신의 요새를 찾은 수우족의 “발로 차는 새”(Graham Greene)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수우족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고, 수우족과 가깝게 지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수우족의 문화에 서서히 동화되어 간다.

‘늑대와 춤을’은 서부 영화의 장르를 취하고는 있지만 기존의 서부 영화, 특히 인디언들이 나오는 기존의 서부 영화와는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인디언들이 나오는 기존의 서부 영화에서 보여 주는 야만적인 인디언들과

영웅적인 백인들의 이미지와는 달리, ‘늑대와 춤을’에서 보여 주는 인디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적인데

반해 백인들은 이러한 인디언들을 침략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비인간적인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

기존의 서부 영화에 길들여져 자신들이 인디언들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몰아내고, 그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심지어는 당연시하며 살아온 미국인들에게는 ‘늑대와 춤을’이 작은 충격과 함께

인디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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