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불의 전차 (Chariots of Fire, 1981)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은 더 이상 만화 캐릭터가 아니다.
만화 캐릭터라고 하기엔 너무 진지하고 인간적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영화는 더 이상 가족 오락 영화도, 단순한 액션 영화도 아니다.
구성이 탄탄한 각본으로 만들어진 한편의 드라마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도 구성이 탄탄한 영화의 이야기에 묻혀 버릴 정도다.
고담시의 최고 부자인 브루스 웨인(Christian Bale)이 고담시에 뿌리박힌 범죄를 소탕하기 위하여 배트맨(Christian Bale)이 되는
이야기를 굉장히 진지하게 다룬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이후 3년만에 나온 후속작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즈’보다 구성이 한층 더 탄탄해진 영화의 이야기와
더욱 화려해진 액션,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2008년 최고의 흥행작으로 부상한다.
‘배트맨 비긴즈’가 배트맨의 탄생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담시의 시민들은 한층 더 강력해진 새로운 범죄 집단의 등장과 갈수록 심해지는 도시의 폭력이 오히려 배트맨(Christian Bale) 때문이라고 배트맨을 비난한다.
설상가상으로 고담시에 보라색 양복을 입고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한 미치광이 살인 광대 조커(Heath Ledger)가 나타나
배트맨이 마스크를 벗고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고담시의 시민들을 죽이겠다고 배트맨과 고담시에 선전 포고를 한다.
브루스 웨인(Christian Bale)은 배트맨의 존재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브루스 웨인은 고담시는 마스크로 정체를 숨긴 채 폭력으로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배트맨보다는 마스크 없이 떳떳하게
폭력 대신 법으로 범죄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고담시 지방 검사 하비 덴트(Aaron Eckhart)와 같은 영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결국 브루스 웨인은 고담시는 하비 덴트에게 맡기고 자신은 배트맨의 정체를 만천하에 밝히기로 결심한다.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이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박쥐에 대한 공포를 떨쳐 버리고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과 행동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인간의 선과 악
그리고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인 인간의 양심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조커는 고담시의 도덕적 양심을 무너뜨리고,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여러가지 게임을 고안해 낸다.
결국 배트맨이 고담시의 희망으로 선택한 하비 덴트가 조커의 게임에 걸려들고
레이첼(Maggie Gyllenhaal)의 죽음으로 이성을 잃은 하비 덴트는 조커의 의도대로 악당 투 페이스(Aaron Eckhart)로 변해 간다.
‘다크 나이트’는 상영 시간이 2시간 반이나 되는 영화이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의 이야기와
대형 트레일러 트럭이 뒤집히고 건물이 폭파되는 액션 장면들로 관객들로 하여금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조금은 미묘한 몸짓에 입을 쩝쩝 다시며 말을 하는 히스 레저의 조커 연기는 ‘다크 나이트’의 압권이다.
안타깝게도 히스 레저는 ‘다크 나이트’가 개봉되기 전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히스 레저는 조커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네트워크 (Network, 1976)’에서 하워드 빌(Peter Finch)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피터 핀치에 이어, 죽은 뒤에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한 두 번째 영화배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