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에서 배트맨(Christian Bale)은 고담시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담시의 희망이었던 고담시 지방 검사 하비 덴트(Aaron Eckhart)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고담시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고담시의 범죄는 범죄 방지 덴트법으로 인해 한동안 억제되는 듯했다.
하지만 8년 후, 마스크를 쓴 잔인한 악당 베인(Tom Hardy)이 나타나 고담시를 또다시 혼돈 속에 빠뜨린다.
전편인 ‘다크 나이트’보다는 못하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2012년도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미국 내에서는 ‘어벤져스 (Marvel’s The Avengers, 2012)’에 이어 2012년 최고 흥행 영화 2위를 차지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어벤져스’,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크 나이트’가 워낙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확실히 ‘다크 나이트’보다는 못하다.
가장 큰 원인은 ‘다크 나이트’에 비해 많이 허술한 각본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다 보면 영화의 이야기에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고담시를 혼돈 속에 빠뜨리려는 자신의 범행 동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베인이 고담시의 시민들에게 하비 덴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고, 범죄 방지 덴트법에 의해 수감된 범죄자들을 풀어 주면서 거짓과 부패로부터 고담시를 고담시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베인의 연설은 영화에 팽팽한 긴장감을 주기에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각본이 거의 완벽한 ‘다크 나이트’에서 악당 조커(Heath Ledger)가 고담시를 혼돈 속에 빠뜨리려는 것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고담시를 혼돈 속에 빠뜨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
관객들이 베인의 연설을 베인도 조커처럼 미친 악당이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영화 속 고든 경찰청장(Gary Oldman)과
블레이크(Joseph Gordon-Levitt)가 베인의 연설을 너무나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관객들이 고든 경찰청장과 블레이크처럼 베인의 연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자니 너무 억지스럽다.
이외에도 베인에게 척추골이 부러져 일어서지도 못한 브루스 웨인(Christian Bale)이 다시 일어선다든지,
베인이 브루스 웨인을 가둬 둔 지하 감옥의 정체가 무엇인지 등, 영화의 이야기에 다소 억지스럽거나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데,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다크 나이트’보다도, 심지어는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보다도 각본이 허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이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 3부작을 완결 짓는 마지막 작품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영화이다.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는 서로 독립적인데 반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다크 나이트’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배트맨 비긴즈’의 이야기도 아우르고 있어,
비록 관객들에게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먼저 보아야 한다는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시리즈로 엮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 3부작을 완결 짓는 마지막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 자체를 완결 짓지는 않고 있다. 비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는 끝이 났지만,
다른 영화 감독에 의해 이야기는 계속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 놓고 있다. 그 여지란 바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마지막에서 밝혀지는
브루스 웨인의 생존과 블레이크의 정체이다. 블레이크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꽤 비중 있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다 이유가 있다. 배트맨이 베인 일당에게 잡힌 블레이크를 구해 준 뒤 블레이크에게 충고한다. “혼자서 일하려면 가면을 써.”
법적 성명이 “로빈”인 블레이크는 영화가 끝나기 직전에 실제로 배트맨의 충고를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