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The Godfather, 1972)
대부 (The Godfather, 1972)
대부 2 (The Godfather Part II, 1974)
1960년대 후반에, 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Bonnie and Clyde, 1967)’를 시작으로, 마이클 니콜스 감독의 ‘졸업 (The Graduate, 1967)’
존 슐레진저 감독의 ‘미드나잇 카우보이 (Midnight Cowboy, 1969)’, 데니스 호퍼 감독의 ‘이지 라이더 (Easy Rider, 1969)’
샘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 번치 (The Wild Bunch, 1969)’, 조지 로이 힐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등 소위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 또는 “뉴 할리우드(New Hollywood)”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다.
뉴 할리우드 영화들은 기존의 영화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폭력과 섹스”에 대한 사실적이고도 대담한 표현과 함께
주로 사회로부터 소외된 자들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 할리우드 영화들 중에서도 범법자를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와일드 번치’, ‘내일을 향해 쏴라’ 같은 뉴 할리우드 영화들은 특히 파격적이었다.
마리오 푸조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역시 범법자들이 영화의 주인공인 뉴 할리우드 영화이다.
하지만 ‘대부’는 기존의 뉴 할리우드 영화들을 밑거름으로 하여 탄생한 뉴 할리우드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와 형식은 기존의 뉴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뉴 할리우드 영화이다.
‘대 부’ 이전의 뉴 할리우드 영화들의 주인공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된 자들로서
영화의 이야기가 비판하는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지극히 관조적이었다.
‘대부’의 이야기는 마피아 – 영화에서는 “마피아” 대신 “패밀리(Family)”로 불리고 있다 – 의 세계에서 마피아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대부’에서 마피아들은 더 이상 사회로부터 소외된 자들이 아닌,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의 주체로서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따라서 ‘대부’는 이전의 뉴 할리우드 영화들에 비해 비판이 노골적이며, 비판의 정도는 훨씬 세졌다.
“전 미국을 믿습니다. 미국은 저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대부’는 자신의 딸을 폭행한 놈들에게 패밀리식
“정의”를 내려달라고 돈 비토 꼴레오네(Marlon Brando)에게 부탁을 하는 보나세라(Salvatore Corsitto)의 대사로 시작된다.
보나세라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대부’가 보나세라와 같은 이민자들로 구성된 미국을 이야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천재적인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부’의 초반부에서는 비토의 딸 코니(Talia Shire)의 결혼 피로연
장면과 비토가 어두운 집무실에서 패밀리 사업을 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하여, 앞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많은 등장
인물들을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소개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의 이야기에서 두 축을 이룰, 패밀리 세계의 냉혹함과
패밀리의 끈끈한 유대를 이야기의 서두로서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이 끝나면 이 두 가지를 좀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부’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