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지 2 거리의 반란 (The Purge: Anarchy, 2014)
더 퍼지 2 거리의 반란 (The Purge: Anarchy, 2014)
오늘은 1편에 이어서 <더 퍼지 : 거리의 반란>을 보게되었다.
1편에서 실망한 것 때문에 보지않으려고도 했었는데 소재 때문인지 이상하게 2편 내용이 굉장히 궁금해졌다.
1편과 얼마나 달라졌을지 내심 기대하면서 봤다.
더 퍼지 2편은 1편의 기본적인 내용을 그대로 간직한채 스토리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1편에서는 주인공 가족이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영화를 다 채웠지만 이번에는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아지고 장소도 거리로 확장됐다.
또, 1편과는 다르게 가난한 사람, 평범한 사람, 노숙자 등 서민 계층과 소위 1%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대적하는 구도로 나온다.
2편은 전편에 비해 다양한 이야기를 한 편에 섞어냈다.
초반부 몰입도는 1편이 더 좋았다.
하지만 가면을 쓴 폭력배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심은 점점 더 올라갔다.
남녀커플의 주변을 수상하게 어슬렁거리는 가면을 쓴 사람들의 정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궁금해졌다.
남자주인공과 엄마와 딸, 남녀 커플 이렇게 다섯명이서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하는데 전편에 비해서 조금더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였다.
남자주인공이 너무 심하게 잘났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안드는 요소이긴 했는데 그래도 봐줄만은 했다.
정부의 ‘퍼지 데이’의 가장 큰 희생양은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무기나 방어 체계를 갖출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조차 바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방어 체계를 갖추기가 힘들다.
정부가 범죄율을 낮추는데 이용한 것이 바로 가난한 자들의 목숨이라는 점은 1편과 2편 모두 동일하다.
2편에는 이런 부조리함을 더 직접적으로 영화에 담아냈다.
결국에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설정(‘퍼지데이’)에서조차 지금 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만약에 정말 딱 12시간동안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희생되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상상해본다면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양심 없는 사람’이 아닐까?
내가 1편을 보면서 생각했던 이 영화에 나올법 하다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바로 2편의 주인공이였다.
그는 마치 영웅인 것처럼 사람들을 구해주지만 사실은 그는 영웅이 아니라 ‘목숨’을 소중히 하는 사람일 뿐이다.
자신의 아들을 잃고 그에대한 복수를 결심하고 밤에 무장을 한 채 집을 나서지만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 때문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너무 히어로처럼 나온다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등장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나쁜 놈을 응징해버리는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영화 후반부 갑자기 등장한 돈많은 부자들의 모습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물론 예상을 할 수 있는 모습이였고, 돈과 권력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무릎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는 점은 알겠다.
그런데 이들이 행하는 숙청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잠시나마 영화 <호스텔>이 생각났는데, 그 영화에서는 돈 많은 부자들이 거액의 돈을 내는 대신 법적 문제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영화 <호스텔>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거의다 살인에 중독된 사람들이다.
‘살인’이라는 극도의 지배적인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이 남의 목숨을 쥐고 있는 그 순간의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더 퍼지 2에 나온 부자들은 뭔가 조금 이상하다.
살인의 행위, 잔인한 행동 같은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아닌 것 같고 구경꾼들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보면서 웃으면서 그자리에 멍하니 서있는다.
부자들의 모습이 의미없는 멍청한 사람들처럼 비춰진 것이 조금 아쉬웠다.
차라리 많이 잔인하지는 않더라도 <호스텔>에서 처럼 부자들의 광적인 모습을 조금더 대범하게 보여줬으면 어땠을까싶다.
2편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일단 주인공이 너무 강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가면을 쓴 괴한들의 정체 또한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인공과 도망다니는 사람들을 잡은 후에 가면을 벗으면서 죽이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길래 나는 작은 반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들은 그저 희생양들을 잡아다가 부자들에게 데려다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였다.
비주얼적으로 많은 기대감과 호기심을 가지게하는 패거리 분위기였는데 아쉬웠다.
1편에 비해서 이것저것 요소들을 추가함으로서 다양한 각도를 즐길 수 있었던 반면 너무 복잡해서 재미가 조금 떨어진 감도 있는 것 같다.
남자 주인공과 네 사람이 거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고군분투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다.
전편에 비하면 스토리상의 오류나 답답함은 2편에서 많이 완화된 것 같다.
1편과 2편이 동시에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영화가 진행될수록 공포,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액션영화처럼 된다는 것이다.
이 점이 가장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