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나잇 인 소호 후기 ;꿈과 현실, 그리고 과거와 현재. 1960년대와 2020년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오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독특하고 신선했으며,
그 아찔한 연출이 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를 통해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바 있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1960년대 런던의 소호라는 배경으로 데려가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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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토론토, 부산까지 초청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온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매일 밤 꿈에서 과거 런던의 매혹적인 가수 ‘샌디’를 지켜보던
‘엘리’가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면서 펼쳐지는 새로운 스타일의 호러 영화다.
서로 다른 두 시간대를 오가며 런던 소호의 아름다운 밤거리를 보여주더니,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는 아찔한 장면 연출을 통해 호러 영화로서의 매력까지 확고하게 드러낸다.
찬란하게 빛나지만 어딘가 섬뜩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관객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을 시작으로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마음을 동요하게 만든다. 낭만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잔혹하며 미치도록 아름다운 영화다.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런던 소호로 온 엘리(토마신 맥켄지)는
매일 밤 꿈에서 1960년대 소호의 매혹적인 가수 샌디를 만난다.
가수로서의 꿈을 도전하며 반짝이는 샌디, 엘리는 그런 그녀에게 화려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샌디의 이야기를 담은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몽이 되어만 간다.
그리고 그 끝으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샌디, 엘리는 꿈을 통해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어버린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엘리는 샌디를 죽인 범인이 자신과 같은 현재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고 믿는데….
시작부터 아찔하다. 자신의 꿈을 계기로 런던으로 향한 엘리,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2020년대의 엘리가 겪는 시간들을 충분히 그려낸 뒤에야 1960년대의 소호로 향한다.
처음에는 꿈을 통해 엘리가 샌디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경험하다가도,
동시에 멀리서 바라보는 입장이 되어 다각도로 샌디의 삶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라스트나잇 인 소호 후기
그렇게 현실과 과거의 만남을 이어가며, 순식간에 자신만의 방식대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간다.
영화는 1960년대의 화려한 패션, 그리고 그 문화에 집중하며 그 시대에 빠져드는 엘리를 통해
그 황홀한 시대를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샌디의 서사로 화려함 뒤에 숨겨진 공포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화면의 전환과 그러한 연출을 통해
호러 영화로서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거울이나 창문처럼 반사되는 표현들을
통해 꿈을 통해 연결된 엘리와 샌디의 관계를 강조하고, 아름다운 외면과 다른 이면을
지니고 있는 소호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호러 영화로서의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특별한 매력을 지닌 호러 영화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에 이어 이번에도 음악을 이용한 색다른 연출을 보여준다.
해당 사운드트랙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2007년 정도라고 밝혔던데,
그만큼 이 작품에 담긴 황홀한 음악과 그로 인해 완성된 분위기는 말로 쉬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