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배트맨 비긴즈’ 이전에 이미 네 편의 배트맨 영화들이 나왔었다.
팀 버튼 감독에 의해 ‘배트맨 (Batman, 1989)’과 ‘배트맨 2 (Batman Returns, 1992)’가, 그리고 조엘 슈마허 감독에 의해 ‘배트맨 포에버
(Batman Forever, 1995)’와 ‘배트맨 앤 로빈 (Batman and Robin, 1997)’이 만들어졌다. 네 편 모두 워너 브러더스(Warner Brothers)사가 제작했다.
‘배트맨’과 ‘배트맨 2’, 그리고 ‘배트맨 포에버’는 미국에서는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으나, 한국에서는 배트맨이 미국의 만화 캐릭터라는 점과
너무 만화 같은 영화의 형식과 이야기의 설정으로 인해 흥행에 실패하였다.
이 네 편의 배트맨 시리즈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만화 같은 영화로 변해갔고, 결국
‘배트맨 앤 로빈’은 미국에서조차 흥행에 실패하였다. 이로 인해 5번째 배트맨 영화의 제작까지 무산되었다.
‘배트맨 앤 로빈’ 이후 8년이 지난 2005년에, 역시 워너 브러더스사가 제작하고, ‘메멘토 (Memento, 2000)’와
‘인썸니아 (Insomnia, 2002)’로 주목을 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을 한 새로운 배트맨 영화가 나온다.
바로 ‘배트맨 비긴즈’이다. ‘배트맨 비긴즈’라는 영화의 제목은 이 영화가 배트맨의 탄생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이전의 네 편의 배트맨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시작을 의미하고 있다.
‘배트맨 비긴즈’가 이전의 배트맨 영화들과 가장 다른 점은 리얼리즘이다. 만화가 원작인 영화에 리얼리즘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기가 막히게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정말 진지한 형식의 새로운 배트맨 영화를 만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들뿐만이 아니라
만화가 원작인 다른 모든 영화들이 보여줬던, 만화가 원작인 영화이니까 만화 같은 형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려 버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의 리얼리즘을 위해 배트맨(Christian Bale)에 대한 묘사에서도 영웅적인 모습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배트맨은 영화가 절반이 지나고서야 나오기 시작하며
영화의 대부분은 브루스 웨인(Gus Lewis, Christian Bale)의 이야기, 즉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
배트맨이 되는 사연과 자신을 숨기기 위한 마스크로 박쥐를 모델로 선택하게 된 이유 등 – 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It’s not who you are underneath, but what you do that defines you.”
(너의 본성이 아니라, 너의 행동이 널 규정지어 주지.)
브루스 웨인은 어린 시절 우물 속으로 떨어져 박쥐 떼의 공격을 받은 후부터 박쥐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된다.
어느 날, 부모(Linus Roache, Sara Stewart)와 오페라를 보러 간 브루스 웨인은 박쥐 분장을 한 배우들에게 공포를 느끼고
이를 눈치챈 아빠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극장 밖으로 나온다. 극장 문을 나선 이들 앞에 노상 강도(Richard Brake)가 나타나고
브루스 웨인은 눈 앞에서 부모가 노상 강도에게 살해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박쥐에 대한 공포 때문에 부모가 살해되었다고
생각하는 브루스 웨인은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더구나 고담시의 범죄 조직 두목 팔코니(Tom Wilkinson)로부터 자신의 부모를
모욕하는 말을 들은 브루스 웨인은 심한 분노를 느낀다. 브루스 웨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공포를 떨쳐
버리고 고담시의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고담시를 떠나 세상을 떠돌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