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
돌아오지 않는 강 (River of No Return, 1954)
‘뷰티풀 마인드’는 1994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수학자 존 내쉬(John Forbes Nash, Jr.)의 이야기를 다룬 실비아
나사르의 동명의 책을 영화화한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이다. ‘뷰티풀 마인드’의 이야기는 존 내쉬(Russell Crowe)가 프린스턴
대학교에 대학원생으로 입학하는 시점에서부터 시작되며, 주로 존 내쉬가 정신 분열증을 앓고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존 내쉬는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이라고 알려진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랫동안 정신 분열증을 앓았다. ‘뷰티풀 마인드’는 실존 인물인 존 내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기는 하지만 전기 영화는 아니다.
영화의 이야기도 실제와 많이 다르다.
‘뷰티풀 마인드’의 등장 인물들은 존 내쉬와 아내 알리샤 내쉬(Alicia Nash, Jennifer Connelly)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허구의 인물들이다.
‘뷰티풀 마인드’에서 존 내쉬가 팀장으로 있는 윌러 국방 연구소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곳이며,
존 내쉬가 국방부에서 컴퓨터도 풀지 못한 암호를 푸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존 내쉬가 국방부를 위해 일한 적은 없다.
대신 미국의 정치, 외교, 군사 정책 연구소이자, 세계적인 싱크탱크 기관인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에서 일한 적은 있지만,
동성애 혐의로 랜드 연구소로부터 파면을 당하였다. 그리고 ‘뷰티풀 마인드’에서는 존 내쉬가 알리샤를 만나기 이전에 임신을 시키고
버린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과, 알리샤와도 이혼을 했었다는 사실 – 두 사람은 ‘뷰티풀 마인드’가 나온 해에 재결합했다 – 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에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두 장면이 있다.
평생의 업적을 이룬 존 내쉬에게 다른 교수들이 펜을 선물하는 장면과,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가 수상 소감을 통하여 아내 알리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두 장면 모두 영화의 감동을 위해 연출된 장면들이다.
실제로 프린스턴 대학교에 평생의 업적을 이룬 교수에게 다른 교수들이 펜을 선물하는 의식 같은 것은 없다.
또한 실제로는 존 내쉬의 정신적 불안정 때문에 노벨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하는 기회가 존 내쉬에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뷰티풀 마인드’의 가장 큰 특징은 존 내쉬의 정신 분열증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이 방식은 장르가 완전히 다른 영화이긴 하지만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1999)’를 방불케 한다.
관객들은 영화의 중반을 조금 넘은 시점에서 놀라운 반전을 보게 된다.
관객들은 존 내쉬의 기숙사 룸메이트 찰스(Paul Bettany)와, 찰스의 조카딸 마르시(Vivien Cardone), 그리고 정부 비밀 요원 파처(Ed Harris)가 정신
분열증으로 인한 존 내쉬의 망상 속의 인물들이라는 것을 알리샤가 정신과 의사
로즌 박사(Christopher Plummer)로부터 남편이 정신 분열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듣게 되는 시점에서야 알게 된다.
‘뷰티풀 마인드’의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알리샤의 대사 속에 있다.
정신 분열증이 도진 존 내쉬는 알리샤에게 자신은 더이상 안전하지 않으니 잠시 친정어머니 집에 가 있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편 곁을 지키기로 한 알리샤가 남편에게 말한다. “뭐가 현실인지 알고 싶어?…꿈에서 깨어나는 것을 인지하는 기관은 어쩌면 여기(머리)에 있지 않은지도 몰라.
어쩌면 여기(가슴)에 있는지도 몰라. 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어.”
존 내쉬는 모든 것을 수와 방정식과 논리로 풀려고 한다. 비둘기의 움직임에서 알고리듬을 끄집어내려 하고,
바에서 금발의 미녀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내쉬 균형 이론을 유도해 내고, 심지어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존 내쉬는 알리샤를 통해 사랑과 헌신, 믿음과 같은 인간의 마음은 수와 방정식과 논리로는 풀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