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쉰들러 리스트’는 1,100명의 폴란드 유대인의 목숨을 구한 나찌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Oskar Schindler)의
이야기를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이다.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동안 이 영화의 촬영을 담당한
야누즈 카민스키의 깊이 있고 아름다운 흑백 화면으로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꽤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은 쉰들러가 구한 1,100명 중 한 사람이었던 폴덱 페퍼버그(Poldek Pfefferberg)
영화에서 쉰들러(Liam Neeson)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젊은 암상인(Jonathan Sagall)이 그이다 – 의 증언을
바탕으로 쓴 토머스 케닐리의 논픽션 소설 ‘쉰들러의 방주 (Schindler’s Ark)’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82년, ‘E.T. (E.T.: The Extra-Terrestrial, 1982)’의 촬영을 막 마쳤을 때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을 10년 안에 꼭 영화화하겠다고 폴덱 페퍼버그와 약속을 한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은 이런 심각한 영화를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고,
실제로 홀로코스트를 체험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이 영화의 연출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한다. 친구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도 제안을 해보지만 역시 거절당한다. 소설 ‘쉰들러의 방주’를 처음 접하고 10년이 지난 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결국 자신이 직접 연출하기로 결심을 하고 스티븐 자일리언에게 각색을 부탁한다.
또한 홀로코스트 당시의 사실성과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흑백 화면의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화로 만들기로 결정을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주로 영상미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대표적인 영화감독 중 하나이다.
‘쉰들러 리스트’에서도 스토리보다는 영상이 중요시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함으로서 자기의 장기를 최대한
이용하여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꽤 충격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러한
영상 기법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린 감독의 추종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에서도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 주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대표적인 한 예로 영화의 시작에서 보여 주는, 촛불이 꺼지면서 나는 연기가 기차의 연기로 바뀌는 장면은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에서 로렌스 중위(Peter O’Toole)가 성냥의
불을 끄는 순간 태양이 떠오르는 뜨거운 사막으로 바뀌는 장면을 연상시키는데, 흑백 화면에 컬러로 처리된 꺼져가는
촛불은 어두운 홀로코스트의 참상이 시작됨을 암시하고 있다 – 영화 후반부에 쉰들러에 의해 목숨을 건진 랍비
Menasha Levartov(Ezra Dagan)가 쉰들러의 공장에서 유대교 안식일 예배를 보는 장면에서도 컬러로 처리된
촛불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의 촛불은 희망을 암시하고 있다.
1943년 3월 13일, 크라코우(Krakow)의 유대인 거주 지역이 폐쇄된다. 흑백 화면으로 보여 주는 지옥과 같은 이 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