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강탈자의 침입
신체 강탈자의 침입
‘신체 강탈자의 침입’은 1954년에 콜리어 잡지(Collier’s Magazine)에 연재되어,
1955년에 책으로 출간된 잭 피니의 소설, ‘신체 강탈자 (The Body Snatchers)’를 바탕으로 다니엘 메인워링이 각본을 쓰고,
‘더티 해리 (Dirty Harry, 1971)’, ‘최후의 총잡이 (The Shootist, 1976)’, ‘알카트라즈 탈출 (Escape from Alcatraz, 1979)’ 등을 연출한
돈 시겔 감독이 연출한 SF(Science Fiction) 공포 영화이다. ‘신체강탈자의 침입’은 B급 영화의 대부,
돈 시겔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SF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인데,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0개의 영화 장르에서 각각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 (AFI’s 10 Top 10)”의 SF 영화 장르 부문에서 9위에 랭크되어 있다.
난 아무리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더라도 오래된 SF 영화는 잘 보지 않는 편이다.
SF 영화는 다른 영화 장르에 비해 특수 효과가 중요한 영화 장르인데,
아무래도 특수 효과 기술이 오늘날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때에 만들어진 SF 영화는 조잡한
특수 효과 장면들로 인해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B급 영화로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신체 강탈자의침입’은 화려한 특수 효과 장면은 없지만,
창조적인 각본으로 관객들에게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SF 영화이다. ‘신체 강탈자의침입’은 뛰어난
각본으로 인해 이후 ‘외계의 침입자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78)’,
‘바디 에이리언 (Body Snatchers, 1993)’, ‘인베이젼 (The Invasion, 2007)’으로 세 번이나 리메이크되었을 정도다.
의학 회의에 참석했다가 캘리포니아주의 산타 미라라는 작은 마을의 집으로 돌아온 마일스 J.
베넬 박사(Kevin McCarthy)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상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눈치챈다.
겉모습으로는 전혀 차이가 없는데, 마치 정신만 바뀐 것처럼 모두들 딴 사람이 되어 버린다.
마을의 유일한 정신과 의사인 대니 카우프만 박사(Larry Gates)는 마일스 J. 베넬 박사에게 집단 히스테리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마일스 J. 베넬 박사는 외계에서 날아온 이상한 씨앗이 발아하면서 사람들의 신체를 복제하고,
사람들이 잠잘 때 복제품이 사람들을 대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침내 대니 카우프만 박사조차 이미 변해버린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마일스 J. 베넬 박사는
사랑하는 베키 드리스콜(Dana Wynter)과 함께 필사적으로 졸음을 쫓으면서 저항한다.
한편 변해버린 마을 사람들은 씨앗들을 다른 지방으로 퍼뜨린다.
‘신체 강탈자의침입’은 SF 영화이면서 공포 영화이기도 하다.
‘신체 강탈자의침입’에 무서운 외계인이나 괴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가족, 친구, 이웃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딴 사람이 된다는 ‘신체 강탈자의침입’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공포를 준다.
몇몇 영화 평론가들은 ‘신체 강탈자의침입’에서 마을을 혼란에 빠뜨리고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 씨앗은
당시 냉전 시대에서 공산주의의 침투에 대한 위협, 또는 당시 미국 반공주의 운동의 최절정을
이룬 매카시 선풍을 상징한다고 했다. 하지만 돈 시겔 감독은 ‘신체 강탈자의 입’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했다.
‘신체 강탈자의 침입’은 복잡하고 혼란한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성 상실에 대한 경고를 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