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Argo 2012
아르고 Argo 2012
6명의 직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실제로 토니 멘데즈가 세운 비밀 구출 작전은 기상천외하다.
토니 멘데즈는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협력해 가짜 시나리오를 만들고, 또 가짜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가짜 영화사를 세우고
가짜 영화 제작 기자 회견까지 열어 세상 사람들 모두를 감쪽같이 속인 후에
영화 로케이션 장소 헌팅이라는 명목으로 테헤란에 잠입하여 6명의 직원들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시켜 공항을 통해 이란을 탈출하였다.
“아르고”는 실제로 비밀 구출 작전을 위해 만든 가짜 영화의 제목이다.
장르가 SF였던 “아르고”는 6명의 직원들을 구출한 후에 당연히 영화로 제작되지는 않았다.
이란 인질 사태가 배경인 ‘아르고’는 이야기의 특성상 정치색을 띨 수 밖에 없는 영화이다.
이란 인질 사태가 미국의 야욕이 불러일으킨 사태임을 감안하면 전적으로 미국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아르고’는 다소 보기 불편한 영화일 수도 있다.
벤 애플렉과 크리스 테리오는 이란의 입장을 고려하여 원래 각본에는 없었던
삽화와 함께 이란 인질 사태의 배경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프롤로그로 삽입하기도 하였으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아르고’는 보기 불편한 정치색을 애써 무시하고 보면 상당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이다.
그리고 ‘아르고’가 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는지도 십분 이해가 간다.
‘아르고’는 미국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다.
‘아르고’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6명의 미국인들을 구출한 토니 멘데즈(Ben Affleck)라는 영웅이 등장하고
존 굿맨이 연기하는 존 챔버스(John Goodman)와, 알란 아킨이 연기하는 레스터 시겔(Alan Arkin)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유머도 있다.
그리고 토니 멘데즈와 6명의 직원들이 공항에서 검문을 받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로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키고
토니 멘데즈와 6명의 직원들이 탄 비행기가 이란 영공을 벗어나 결국 탈출에 성공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아르고’는 전문 영화감독이 아닌 벤 애플렉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특히 관객들이 비밀 구출 작전이 이미 성공한 작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풀지 못하도록 만드는 벤 애플렉의 연출력은 정말 탁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아르고’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벤 애플렉은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아르고’에서 토니 멘데즈가 혹성탈출 시리즈 중 하나인 ‘최후의 생존자 (Battle for the Planet of the Apes, 1973)’에서 힌트를 얻어 비밀 구출 작전을 구상하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존 굿맨이 연기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존 챔버스(John Chambers)는 실제로 ‘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 1968)’에서의 뛰어난 분장 업적으로 1968년에 아카데미 명예상을 수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