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데우스 (Amadeus, 1984)
아마데우스 (Amadeus, 1984)
대통령의 사람들 (All the President’s Men, 1976)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에서 사회 체제 내의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을 통하여 체제의
특성에 대한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밀로스 포먼 감독은 ‘아마데우스’에서는 천재와 범인(凡人)의 갈등을
통하여 인간 내면의 특성에 대한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한 평범한 인간이 자기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 천재에 대해 느끼는 질투와 시기를 동시대의 실존 인물인 안토니오 살리에르(Antonio Salieri, F. Murray Abraham)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Tom Hulce)를 통하여 무섭도록 섬세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밀로스 포먼 감독은 이러한 주제를 모차르트의 음악과 함께, 화려한 배경과 의상으로 채워진 화면 위에 펼쳐
놓음으로서 ‘아마데우스’를 문제작과 예술작을 결합시킨 명작으로 완성시켰다.
살리에르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한번만 듣고 똑같이 연주를 하고 단번에 더 나은 곡으로 창작을 하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감탄하게 되지만,
동시에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하게 된다. 자신의 동명의 연극을 기초로 영화의 각본을 쓴 피터
쉐퍼는 범인 살리에르와 천재 모차르트를 통해 시대와 분야를 초월하여 인간이라면 가지게 되는, 자기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에서 오는 좌절감과 패배 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때로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해
보이는 신의 섭리를 인간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고 어디까지 타협이 가능한지에 대한, 인간의 신에 대한 믿음의 문제도 다루어지고 있다.
신앙심이 깊었던 살리에르는 음악으로 신을 찬양하고 노력하고 있는 자신이 아니라 오히려 음란하고 방탕해 보이는
모차르트에게 음악적 재능을 준 신을 원망하게 되고, 급기야 십자가를 태움으로서 신에 대한 원망은 저주로 바뀌게 된다.
천재 음악가인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 만큼 ‘아마데우스’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거의 다 모차르트의 유명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보여주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은 실제 그 오페라들이 공연되었던 당시의 의상과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특히 ‘Don Giovanni’는 실제로 1787년에 모차르트의 지휘로 오페라가 초연된 프라하의 극장에서 촬영되었다.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살리에르는 결국 모차르트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을 가지고 있는 점을 이용해서 모차르트를 서서히
파멸과 죽음으로 몰아넣을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이런 무서운 계획을 세우는 살리에르에게 우리가 비난보다는
동정을 하게 되는 것은 살리에르가 대다수의 “우리”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천재를 대상으로 한 범인의
질투와 시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는 대상이 꼭 천재가 아니더라도 자기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로 인해 자신이 힘들어지고 심지어는 자신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가지게 되는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모차르트를 질투하다가 모차르트는 물론이고 자신의 삶까지 망친 살리에르를 단지 어리석은
인간으로 비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아마데우스’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고백을 마친 살리에르가 마지막으로 보글러 신부(Richard Frank)에게 하는 대사와 마치 신을
대변하는 듯 정신병 환자들에게 하는 그의 행동을 통해 살리에르를 이해하려 하고 있다.
“I will speak for you. I speak for all mediocrities in the world.
I am their champion. I am their patron saint…Mediocrities everywhere, I absolve you.”
(난 당신들의 대변자가 될 것이오. 난 이 세상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대변자지.
난 그들의 투사요, 수호신이기도 하지…이 세상 모든 평범한 자들이여, 너희들을 용서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