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The Artist 2011
아티스트 The Artist 2011
‘아티스트’는 흑백 영화일뿐만 아니라 무성 영화이다.
무성 영화 시대에 나온 무성 영화들은 유성 영화에 익숙한 현대의 관객들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다르다. 기술적인 문제로 아예 소리를 낼 수 없었던 무성 영화 시대에 만들어진 답답한 무성 영화들과는 달리,
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유성 영화 시대에 의도적으로 무성 영화로 만들어진 ‘아티스트’는 한껏 유연함을 보여준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유성 영화를 거부하고 무성 영화를 고집하는 무성 영화배우 조지가 소리에 관한 악몽을 꾸는 장면이다.
이렇게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무성 영화 ‘아티스트’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동안 가끔씩 ‘아티스트’가 무성 영화라는 사실을 잊게끔 만들 정도다.
‘아티스트’에서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무성 영화배우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가는 페피처럼,
이제는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 무성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남몰래 키워온 미셜 아자니비슈스 감독은 조지와 페피의 동화 같은
러브 스토리를 통하여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무성 영화가 설 자리를 잃어 버렸던 1920년대 말부터 30년대 초반까지의 대격변기의 할리우드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오늘날 영화를 있게 한 무성 영화를 예찬하고 있다. ‘아티스트’를 보면 유성 영화의 등장과 무성 영화의 쇠퇴를 암시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된 무성 영화배우 조지와, 유성 영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가 계단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페피와 계단을 내려가는 조지를 통해 당시 유성 영화 시대의 도래와 무성 영화의 쇠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된 조지는 실의에 빠진다. 신인 시절에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며 조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페피는 유성 영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인기 스타가 된 뒤에도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간다.
조지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페피는 실의에 빠진 조지를 설득하여 함께 뮤지컬 영화를 찍고 조지의 재기를 돕는다.
실제로 1920년대 말 당시 무성 영화는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어 버렸지만,
그렇다고 무성 영화가 흔적도 없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유성 영화는 소리를 제외하면 무성 영화의 영화 형식을 많은 부분 그대로 차용하였다. 유성 영화는 무성 영화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은 것이다.
또한 무성 영화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당시 유성 영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대중의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영화는 바로 춤이라는 이미지와,
유성 영화의 등장으로 가능해진 음악이라는 소리의 결합으로 탄생한 영화 장르이다.
‘아티스트’에서 꼭 말로 하는 연기가 아니더라도 표정과 몸짓 연기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조지
발렌타인 역의 장 뒤자르댕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장 뒤자르댕은 칸
영화제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페피 밀러 역의 베레니스 베조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