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잭 인 더 박스 는 장난감 상자에서 흉악한 피에로가 나와 사람들을 한 명씩 잡아간다는 저주에 맞서는 한 청년의 필사적인 사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여기서 ‘잭 인 더 박스’란 상자의 뚜껑을 열면 튀어나오는 광대 인형이 담긴 ‘장난감’으로 실제 서구권의 고전 장난감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미국에 존재하는 잭 인 더 박스라는 이름의 ‘광대’ 마스코트가 눈에 띄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도 해당 장난감의 이름을 빌려 만들어진 매장이라고 하죠. 그렇기에 영화는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에서 큰 관심거리가 됐었다고 합니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 2007 코엔 형제 감독, 코맥 매카시의 동명 소설 원작 ]
영화는 땅속에 있던 잭 인 더 박스를 찾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간 한 할아버지의 시점으로 시작이 됩니다.
처음엔 골동품 장난감인 줄만 알았지만 상자를 오픈한 후, 그 안에서 나온 ‘피에로’로 인해 자신의 아내를 잃게 되죠.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 ‘장난감’이 살아서 움직인다는 상상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게 동심으로 가면 ‘토이스토리’가 되는데, 다르게 보면 무서운 ‘저주화’가 되기도 하죠. 영화 <잭 인 더 박스>는 그러한 장난감의 저주라는 요소를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데요.
광대 인형이 튀어나와 놀래키는 잭 인 더 박스의 본질도 무서운데, 거기서 사람을 잡아끌고 가는 피에로가 나온다는 설정 자체가 소름 돋더라고요.
영화리뷰 잭 인 더 박스
오프닝부터 ‘저주’의 시작을 잘 알린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렇게 오프닝이 끝나고, 12년의 세월이 흐른 후 주인공이 일하는 박물관에서 이 ‘잭 인 더 박스’가 다시 나타나게 되는데요.
저였으면 당연히 열지 않았을 타이밍인데, 주인공은 알 수 없는 기운에 이끌리면서 호기심에 손잡이를 돌려 상자를 오픈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골동품 장난감을 박물관에 전시해 두기로 하죠.
하지만 그걸 그렇게 쉽게 둘리가 없죠.
손잡이를 돌린 그 시점부터 잠들어 있던 ‘잭 인 더 박스’의 저주는 또다시 시작이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상자가 진품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 감별사를 부르게 된 주인공은 악마를 가두는 상자라는 ‘잭 인 더 박스’의 유래를 듣게 되는데요.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상자를 오픈한 시점부터 잠들었던 공포를 깨운 것과 마찬가지기에 자신의 주변인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 미스터리한 일들을 풀어가고, 저주를 막아내려는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설정은 ‘피에로’가 전혀 밀당을 하지 않고, 대놓고 등장한다는 점이었는데요.
매번 기분 나쁜 사운드와 기묘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짜잔’하면서 등장하는데 포인트 자체가 안 놀랄 수가 없더라고요.
거기에 피에로의 외형이 불쾌한 골짜기를 보는 것과 같이 사람 같으면서도 괴물 같은 외형이라 더욱 소름이 끼쳤습니다.
인간 제물 6명 채우기
‘잭 인 더 박스’의 저주는 피에로 ‘잭’이 6명의 인간 제물을 먹어야지만 끝이 납니다. 6명의 제물을 다 채우면 다시 상자 안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죠.
문제는 죄를 지었거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만을 잡아가면 모르는데,
자신의 상자를 오픈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 누구나 잡아가거나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그려낸다는 점.
눈에 보이는 누구든 저주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긴장감을 높여주었는데요. 거기에 무용을 배운 것 같은 잭의 움직임은 시각적인 공포감을 극대화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무자비한 ‘잭’의 특징을 잘 살려준 건, 잭의 등장을 암시하는 스산한 분위기 연출이 한몫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덕분에 평온하고 한가했던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비명이 가득해지는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바뀔 수 있었고, 오래된 골동품들이 주는 불쾌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고 보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음산했던 건 ‘오르골’ 소리. 오르골은 다른 공포 영화들에서도 꾸준히 등장하는 소재이지만 언제나 들어도 기분 나쁜 감정을 유발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잭 인 더 박스>는 시각적인 공포와 청각적인 공포가 적절하게 섞인 듯한 느낌이 강한 만큼 원초적인 공포가 주는 재미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