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버그 후기 ; 무려 18살이라는 나이, 오토 프레민저 감독 <성 잔 다르크>(1957)의 주인공
‘잔 다르크’ 역을 놓고 1만 8천 명과 경쟁하여 데뷔에 성공하였으며,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1960)에서 주연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오른 미국 배우 진 세버그는 불과 40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진 세버그는 데뷔 후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세기의 여배우였으나 24시간 끈질긴 도청과 감시로 FBI 음모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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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그녀의 죽음, <세버그>는 그녀를 둘러싼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나간다.
작품마다 파격적인 변신, 엄청난 연기력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온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진 세버그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영화 <세버그>는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에서 FBI 음모의 희생양이 된 진 세버그의 이야기를 그린 할리우드 실화 스릴러다.
오프닝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형에 처해지는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모습과 그를 담아내는
카메라를 포착하며 시작되는 오프닝은, 이후에 전개될 그녀의 삶을 표현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을 간직하던 그녀가 FBI의 음모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과정은
위태롭게 느껴져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녀의 삶 중에서 일부를 다뤄내는 <세버그>는 미국 내에 인종차별과
혐오가 만연하게 퍼져있던 1960년대, 거대한 집단의 공작으로 한 사람이 얼마나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를 아주 처절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1960년대,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 진 세버그(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어느 날,
할리우드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돈을 지불하겠다고 말하는 데에도 왜 일등석을 주지 않냐고 항의하는
흑인 인권 운동가 하킴 자말(안소니 마키)을 목격한다. 비행기의 이륙 후,
그와 그의 동료들과 함께 흑인 인권 지지의 의사를 표한 세버그는 이후,
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이어가면서 FBI의 표적이 되기에 이른다.
영화 세버그 후기
그저 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다는 이유로 24시간 도청과 감시의 대상이
되어버린 그녀는 점차 편집증 증상을 드러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세버그>는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동시에 많은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던 할리우드 배우
‘진 세버그’의 실화를 인물에 집중해서 풀어나간다. 그저 역사적 진실이나 사건의 시간적 배열에 집중하기보다,
시대적 억압이나 차별에 자신만의 방식대로 맞서 싸우려던 한 여성의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큼 한 명의 인물에 집중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관객의 몰입을 유발한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폭력에 시달려야만 했던 배우 진 세버그가 겪는 상황들을 그녀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전개, FBI는 물론, 그녀의 주변이 그녀에게 가했던 폭력에 대한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에 이른다.
그만큼 <세버그>는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한 사람에 대한 가짜 뉴스도 아무렇지 않게 보도하는 언론과 미디어,
그리고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 한 사람의 숨통을 조이게 만들었던 대중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누군가에 대한 콘텐츠가 그 사람을 향한 칼이 되어, 비극적인 사건을 만들어 내는
요즘과도 같은 시대에 참 아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