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
“근 40년 동안 이 이야기는 동심을 위해 각근하였고, 유행을 초월한 이 인정이 넘치는 철학 앞에서는 세월도 무기력하였다.
이 이야기와 함께 동심을 지켜온 이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영화의 서두에서도 밝혔듯 동심을 위해 각근한 L. 프랭크 바움의 동화가 원작인 ‘오즈의 마법사’는 관객들을 동심에 빠져들게 하는 빅터 플레밍 감독의 뮤지컬 영화로
세대를 초월하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와 함께, 영화의 초반부에서 도로시(Judy Garland) 역의 주디 갈란드가 부르는 노래 ‘Over the Rainbow’도 영화 못지않는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노래는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2004년에 선정한 “미국 영화 노래 100 (AFI’s 100 Years…100 Songs)”에서 1위에 올라와 있다.
노래가 나온 지 72년이 지난 지금도 이 노래가 이토록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단순히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래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영화에서는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근심이 레몬즙처럼 녹아 내리는 세상을 동경하는 동심을 표현한 노래이기도 하지만
서부 개척이라는 역사를 가진 미국의 정서가 녹아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즉 옛날 미국인들의 서부에 대한 동경과,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서부로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는 노래이다.
영화가 나온 지 72년이 지난 지금도 ‘오즈의 마법사’가 여전히 관객들을 동심에 빠져들게 하는 이유는 영화의 이야기가 지금도 아이들이 체험을 하고 있고
어른들도 아이들이었을 때 체험을 했었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인 어린 도로시는 애견 토토(Toto)의 문제로 인한 자신의 근심을 엠 숙모(Clara Blandick)와 헨리 삼촌(Charley Grapewin)
그리고 농장 일꾼들인 지크(Bert Lahr), 헝크(Ray Bolger), 히커리(Jack Haley)에게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어린 도로시에게는 토토의 문제가 세상에서 가장 큰 근심거리이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아이들의 근심거리일 뿐이다.
도로시는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바쁜 어른들의 외면으로 외로이 버려진 우리 아이들을 대표하고 있다.
아이들은 도로시처럼 자신의 근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근심이 없는 세상을 꿈꾸기도 한다.
꿈은 동심에게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 주제이다. 꿈에는 두 가지 다른 의미가 있는데,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는 두 가지 다른 의미의 꿈을 모두 다루고 있다.
아이들은 자다가 자주 꿈을 꾼다. 무서운 꿈을 꾸고 자면서 울기도 하고, 신나는 꿈을 꾸고 자면서 웃기도 한다.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도 회오리 바람에 떨어진 창문을 맞고 정신을 잃은 도로시가 꾸는 꿈 이야기이다.
오즈의 나라는 도로시가 실제로 간 공간이 아니라, 도로시가 꾸는 꿈 속의 공간이다.
오즈의 나라가 도로시가 꾸는 꿈 속의 공간이라는 사실은 도로시가 오즈의 나라에서 캔자스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욱 확실해진다.
도로시는 오즈의 나라에서도 여전히 자신과 토토를 못살게 구는 서쪽 마녀(Margaret Hamilton)로 변한 미스 걸치(Margaret Hamilton)와
각각 허수아비(Ray Bolger), 양철 나뭇꾼(Jack Haley), 겁쟁이 사자(Bert Lahr)로 변한 헝크
히커리, 지크, 그리고 캔자스에서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기 직전에 만났던 마벨 교수(Frank Morgan)도 오즈의 나라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