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오펜하이머 (Oppenheimer, 2023)
“프로메테우스는 신들로부터 불을 훔쳤고 그것을 인간에게 주었다.
이 때문에 그는 바위에 사슬로 묶였고 영원히 고문을 당하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 각본, 연출을 담당한 ‘오펜하이머’의 원작은 2005년에 출간되어 2006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윈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이다.
‘오펜하이머’의 시작과 함께 자막으로도 나오지만,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대가로 카프카스의 바위에 사슬로 묶여 매일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는 형벌을 받게 된다.
‘오펜하이머’에서 닐스 보어(Niels Bohr, Kenneth Branagh)가 J. 로버트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 Cillian Murphy)에게 말한다.
“… 자넨 미국의 프로메테우스야. 인간들에게 스스로를 파괴할 힘을 준 자. …”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수행한 원자 폭탄 개발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총책임자로 임명되어 최초의 원자 폭탄을 만들었다.
‘오펜하이머’에서 새로운 물리학을 공부하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오펜하이머가 버클리(Berkeley)의 방사선 연구소에 들렀을 때
실험 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로렌스(Ernest Lawrence, Josh Hartnett)와 함께 가속기를 만들던 루이스 알바레즈(Luis Alvarez, Alex Wolff)가 이발소에서
이발하는 도중에 한달음에 버클리까지 뛰어가 오펜하이머에게 독일의 한과 슈트라스만이 우라늄 원자핵을 쪼개는데 성공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여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1938년에 독일의 화학자 오토 한(Otto Hahn)과 프리츠
슈트라스만(Fritz Strassmann)은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원자핵을 분열시키는 핵분열을 처음으로 발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는 일본에 원자 폭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서까지 작성한 헝가리 출신의 물리학자
레오 실라르드(Leo Szilard, Mate Haumann)는 1939년에 자신이 작성하고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Tom Conti)을 설득하여
서명하게 한 편지를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대통령에게 보내, 나치 독일이 새로운 종류의 대단히
강력한 폭탄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을 수도 있으니 우리도 폭탄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핵분열 연구를 조정하기 위해 우라늄 위원회(Uranium Committee)를 구성한다.
오펜하이머가 자신의 학생인 하트랜드 스나이더(Hartland Snyder, Rory Keane)와 함께 쓴 블랙홀에 관한 논문 ‘연속적 중력 수축에 관해
(On Continued Gravitational Contraction)’가 출판된 1939년 9월 1일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다.
루스벨트 행정부가 군사 목적의 과학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과학 연구 개발국(Office of Scientific Research and Development, OSRD)의 국장
바네바 부시(Vannevar Bush, Matthew Modine)는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1941년 7월 16일자 메모에서
원자 폭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기존의 폭발물의 수천 배 이상의 파괴력을 가질 것이며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우라늄 위원회 대신에 백악관 직속의 새로운 위원회(S-1 위원회(S-1 Committee))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의장으로 하버드 대학교 총장인 제임스 코넌트(James Conant, Steve Coulter)가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