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나 (The King and I, 1956)
왕과 나 (The King and I, 1956)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1959)
어렸을 때 율 브리너를 직접 본 적이 있다. 당시 율 브리너가 출연하는 뮤지컬 ‘왕과 나 (The King and I)’가 미국 순회공연 중이었는데
아버지를 따라 뮤지컬 ‘왕과 나’를 보러 간 극장 무대에서 율 브리너를 보았다.
물론 그때는 어렸을 때라 율 브리너가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 모르고 단지 무대에 서 있는 보통의 배우로 율 브리너를 보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구별이 되는, 워낙 머리가 밝은(?) 배우라 그를 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왕과 나’는 마가렛 랜던의 소설 ‘Anna and the King of Siam (애나와 시암의 왕)’이 원작인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함머슈타인의 뮤지컬 ‘왕과 나’를 영화화한 뮤지컬 영화로, 1860년대 초에 시암(지금의 타이)의 몽쿠트 왕(라마 4세)의 아내들과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지낸 애나 리오노언스(Anna Leonowens)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사실성에는 의문이 많다. 그래서 타이에서는 이야기의 부정확성과 타이 왕실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왕과 나’의 상영이 금지되기도 하였다
‘왕과 나’를 보면 시암의 왕(Yul Brynner)과, 시암의 수상 크랄라홈(Martin Benson)을 정말 예의 없고 무식하게 묘사해 놓았다.
‘왕과 나’에서 애나 리오노언스(Deborah Kerr)는 데보라 커가, 시암의 몽쿠트 왕은 율 브리너가 연기하고 있다.
1951년에 초연된 뮤지컬 ‘왕과 나’에서 시암의 왕 역으로 출연하여 연극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토니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율 브리너는 영화에서도 시암의 왕 역으로 출연하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율 브리너는 뮤지컬 ‘왕과 나’에 시암의 왕 역으로 계속 출연하게 되는데
1985년까지 총 4,525회에 걸쳐 뮤지컬 ‘왕과 나’에 출연하여 1985년 토니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왕과 나’에서 애나 역으로 출연하여 토니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Gertrude Lawrence가 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결국 율 브리너의 강력한 추천으로 데보라 커가 애나 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하지만 애나의 노래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데보라 커가 아닌, 마니 닉슨이다.
마니 닉슨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1961)’에서는 나탈리 우드를, 그리고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1964)’에서는
오드리 헵번을 대신해 노래를 불렀으며,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1965)’에서는 소피아 수녀(Marni Nixon) 역으로 영화에 출연도 했다.
데보라 커는 애나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들이 그러하듯, ‘왕과 나’의 이야기 구조와 전개는 많이 엉성하다. 하지만 리처드 로저스가 작곡을 하고
오스카 함머슈타인이 작사를 한 노래들은 여타의 뮤지컬 영화들에서 나오는 노래들 못지않게 훌륭하다.
그중에서도 ‘I Whistle A Happy Tune’과, ‘Getting To Know You’, 그리고 특히 ‘Shall We Dance?’가 유명하다.
무엇보다도 ‘왕과 나’는 아카데미 미술상과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영화답게, 이국적이고 화려한 배경과 의상이 볼만하다.
‘왕과 나’는 작품상을 수상하는데는 실패했지만, 남우주연상,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 녹음상의 5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