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A Streetcar Named Desire, 1951)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A Streetcar Named Desire, 1951)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의 연극을 엘리아 카잔 감독이 영화화한 영화이다.
연극은 194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하였는데, 연극도 엘리아 카잔 감독이 연출했었다.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 – 블랑쉬를 연기한 제시카 탠디를 제외하고
이 같은 역으로 영화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말론 브랜도가 스탠리(Marlon Brando) 역으로, 킴 헌터가 스텔라(Kim Hunter) 역으로,
칼 말든이 미치(Karl Malden)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블랑쉬(Vivien Leigh) 역은 연극에서 블랑쉬를 연기한 제시카 탠디가 아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1939)’에서 스칼렛(Vivien Leigh)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비비안 리가 맡고 있는데,
비비안 리도 이미 1949년에 런던에서 첫 공연을 한 연극 – 남편인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이 연출하였다 에서 블랑쉬를 연기했었다.
당시 제시카 탠디는 비비안 리에게 인지도에서 밀려 블랑쉬 역을 빼앗겼는데,
제시카 탠디는 80세에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Driving Miss Daisy, 1989)’에서
데이지(Jessica Tandy)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로 그 제시카 탠디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각본도 원작자인 테네시 윌리엄스가 썼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영화 검열 때문에 각본을 수정해야 했는데, 영화에서는 블랑쉬의 자살한 어린 남편 앨런이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연극은 스텔라가 남편 스탠리가 언니 블랑쉬를 겁탈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탠리의 애무를 받아들이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영화는 스텔라가 스탠리를
거부하고 아이와 함께 이층에 사는 이웃 유니스(Peg Hillias)의 집으로 올라가는 장면으로 끝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상징적인 무대 배경과 시적인 대사들을 통해, 냉혹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파멸하고
마는 한 여인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동생 스텔라를 보기 위해 뉴올리언즈에 도착한 블랑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다시 묘지라는 이름의 전차로 갈아탄 후, 스텔라의 아파트가 있는
엘리시온 평원(축복받은 사람들이 죽은 후에 사는 낙원)이라는 이름의 거리에 당도한다.
뉴올리언즈에 도착한 블랑쉬가 스텔라의 집으로 가는 여정은 블랑쉬의 인생 여정에 대한 암시이자,
테네시 윌리엄스가 생각하는 모든 인간의 삶의 여정을 상징하고 있다. 스텔라가 블랑쉬에게 묻는다.
“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타 보지 않았어?” 블랑쉬가 대답한다. “그 전차가 날 이곳으로 데리고 왔지.
날 원하지도 않고, 지내기에도 창피한 이곳으로.”
블랑쉬에게 스텔라가 사는 곳은 결코 엘리시온 평원이 아니었다.
퇴폐적인 거리와, 에드거 앨런 포만이 제대로 묘사할 수 있을 것 같은 음침하고 우중충한 아파트 –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했다
는 명문 가문 출신의 블랑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블랑쉬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동물적 본능에 충실한 스탠리와 날카롭게 대립한다.
스탠리는 블랑쉬에게 숨겨 둔 재산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블랑쉬를 다그친다.
술에 취한 스탠리는 임신한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술이 깨자 육체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스탠리는 찢겨진 셔츠 사이로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낸 채, 유니스의 집으로 피신한 아내의 이름을 울부짖듯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