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1992)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1992)
‘용서받지 못한 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16번째 연출 작품으로, 이 작품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비로소 진정한 영화감독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용서받지 못한 자’ 이후에도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 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 2004)’,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Iwo Jima, 2006)’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와 같은 걸작들을 계속해서 연출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용서받지못한 자’ 이전에는 – 물론 이미 15개의 영화를 연출하기는 했지만
영화감독보다는 영화배우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 에서의 “이름 없는 자”(Clint Eastwood)와, 더티 해리 시리즈
‘더티 해리 (Dirty Harry, 1971)’, ‘더티 해리 2 – 이것이 법이다 (Magnum Force, 1973)’, ‘더티 해리 3 – 집행자 (The Enforcer, 1976)’
‘더티 해리 4 – 써든 임팩트 (Sudden Impact, 1983)’, ‘더티 해리 5 – 추적자 (The Dead Pool, 1988)’ – 에서의 해리 캘러한(Clint Eastwood)을 통해
미국 남성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무표정의 연기는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 있지 않은 그의 무표정의 연기는, 어찌 보면 굉장히 무미 건조해 보이기도 하지만
무표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러 가지 감정을 한꺼번에 담아낼 수 있는, 심지어는 깊이까지 느껴지기도 하는 매력이 있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감독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용서받지못한 자’와 이후의 그의 영화들을 보면, 영화의 스타일이 그의 연기 스타일과 비슷하다.
그의 영화에서 할리우드의 화려한 특수효과나, 세련된 화면의 전개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가 “이름 없는 자”와 해리 캘러한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의 무표정의 연기만큼이나 무미 건조하다.
그러나 깊이가 느껴진다. 심오하고, 조금은 철학적이기까지 한 주제들이 영화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악명 높았던 잔혹한 살인자였지만, 착한 아내를 만나 새사람이 된 빌 머니(Clint Eastwood)는 지금은 아내를
여의고 두 어린 자식들과 함께 돼지를 기르며 어렵게 살고 있다.
어느날 총잡이로 보이는 스코필드 키드(Jaimz Woolvett)라는 젊은이가 빌 머니를 찾아와 천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는
두 사내를 죽이고 현상금을 나누자는 제안을 한다. 현상금이 걸려 있는 두 사내는 자신들을 향해 웃었다는 이유로 한
창녀의 얼굴을 난도질하는 폭력을 휘둘렀으나, 마을의 부패한 보안관 리틀 빌 대거트(Gene Hackman)는 두 사내에게 가벼운 벌금형만 내리고 풀어준다.
이에 분개한 창녀들이 두 사내를 죽이는데 현상금을 내걸었던 것이다.
돈이 필요한 빌 머니는 오랜 친구인 네드 로건(Morgan Freeman)과 함께 스코필드 키드를 따라 나선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영화의 주제는 꽤 복잡한 영화이다.
‘용서받지못한 자’는 잘못된 미국식 영웅주의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들이 과연 진실일까,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조금은 철학적인 문제들도 제기한다.
‘용서받지못한 자’는 수정주의 서부 영화로서, 영웅주의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전통 서부 영화를 부정한다.
‘용서받지못한 자’는 서부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서부의 역사에 영웅이니 낭만이니 하는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이름보다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거나, 이름이 거의 닉네임처럼 알려져 있는 미국의 전설적인
영웅들인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나 제시 제임스(Jesse James)와 같은, 거창한 닉네임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모두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