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낙원 (You Can’t Take It with You, 1938)
우리 집의 낙원 (You Can’t Take It with You, 1938)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
193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들은 주로 코미디나 모험, 또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들을 담아 대공황으로 우울한 대중을 위로하였다.
물론 퓰리처 수상작인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영화화한 존 포드 감독의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 1940)’와 같은 우울한 대공황기를 직접적으로 다룬, 시대상을 반영한 영화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 시기 할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은, 다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낭만주의적이고 오락 위주의
그리고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로 대중으로 하여금 영화를 보는 동안만이라도 대공황의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해주었다.
이 시기의 이러한 영화들 중에서도 영화의 이야기나 주제가 특히나 밝고 희망적인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영화들은 어려운
시기에 지친 대중에게 더할 수 없는 휴식처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인 결합
형태인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결합이나, 가진 자들보다도 더 여유로운 순박한 보통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로 보여주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이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보여줌으로서, 대중에게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이미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It Happened One Night, 1934)’에서 평범한 남자 피터(Clark Gable)와
대부호의 딸 엘리(Claudette Colbert)
의 사랑 이야기와, 상류계층의 자만과 특권 의식을 조롱하고, 순박한 보통 사람들의 여유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은근히 제시한 프랭크 카프라 감독은 ‘우리 집의 낙원’에서는 평범한 여자 앨리스
시카모어(Jean Arthur)와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 토니 커비(James Stewart)의 사랑 이야기와, 특히 돈에 대한 욕심
없이 세상을 오로지 즐기면서 사는 앨리스의 가족을 통하여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좀더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프랭크 카프라 감독 영화들 중에서도, 물론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Mr. Smith Goes to Washington, 1939)’나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1946)’과 같은 ‘우리 집의 낙원’보다 작품성이 훨씬 더 뛰어난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프랭크 카프라 감독이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한 영화가 ‘우리 집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앨리스의 가족은 마음 좋은 외할아버지 반더호프(Lionel Barrymore)와 폭죽을 만드는 아버지 폴(Samuel S. Hinds), 소설을 쓰는 어머니 페니(Spring Byington),
그리고 발레리나를 꿈꾸는 언니 에씨(Ann Miller)와 실로폰을 잘 치는 형부 에드(Dub Taylor), 3대가 다 함께 어울려 사는 대가족이다.
넉넉한 형편은 못되지만 가족 모두 돈에 대한 욕심이 없어 세상 걱정거리 없고,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세상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인정들이 많아 주변에는 친구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앨리스의 가족을 본 토니의 아버지
A.P.(Edward Arnold)는 사업을 확장하고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만, 그리고 인정 없이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덧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