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Dr Strangelove 1964
조지 루카스가 기획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레이더스(1981)’,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중
마지막 작품인 ‘최후의 성전’은 첫 번째 작품인 ‘레이더스’의 전개를 상당 부분 반복한다.
그러나 이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사실 ‘최후의 성전’은 3부작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전 작품인 ‘마궁의 사원’에서 다소 어둡고 잔혹한 분위기로 인해 일부 관객과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에서 다시 ‘레이더스’의 경쾌한 스타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최후의 성전’의 스토리는 ‘레이더스’와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레이더스’에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을 보관한 성궤를 독일 나치보다 먼저 확보하기 위해 분투했다면, ‘최후의 성전’에서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했던 성배를 찾아 나치와 다시 대립한다.
첫 번째 작품에서 극적인 장면으로 손꼽히던 성궤 실린 트럭 상의 액션은 이번 작품에서 탱크를 무대로 재구성된다.
이 과정에서 인디아나의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너리)가 등장은 물론, 인디아나가 아버지를 이해하고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모습이 중심을 이룬다.
영화는 그 과정 자체를 성배를 찾는 여정과 연결시키며, 헨리 존스를 그 상징으로 삼는다.
또한 ‘레이더스’의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였던 성궤가 열릴 때 나치들의 얼굴이 녹아내리는 장면은, ‘최후의 성전’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변주된다.
더불어 마커스 브로디와 살라 같은 친숙한 캐릭터들도 다시 등장해 시리즈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이 작품에서 새롭게 추가된 주요 차별점은 어린 인디아나 존스(리버 피닉스)와 그의 아버지 헨리 존스의 이야기다.
3부작의 종결작으로서, 팬들에게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의 기원과 배경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그가 중절모와 채찍을 들고 다니게 된 이유, 뱀을 싫어하게 된 계기, 턱에 남은 흉터(실제로는 해리슨 포드가 20대
시절 교통사고로 생긴 것) 등이 상세히 묘사된다. 또한 헨리 존스를 통해 인디아나가
어린 시절 길렀던 개의 이름에서 자신의 별명을 얻었다는 사실과 가정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드러난다.
헨리 존스의 존재는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밝고 경쾌하게 만든다. 스필버그 감독은 ‘마궁의 사원’에서 윌리 스콧과
쇼트 라운드가 가족과 비슷한 역할을 했던 구성을 넘어, 이번 작품에서는 헨리 존스를 실제 아버지로 등장시킴으로써
좀 더 진정한 가족적 요소를 더했다. 이는 영화 전체를 더욱 따뜻하고 유쾌한 느낌으로 이끈 핵심적인 변화다.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최후의 성전’이 주는 재미는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다.
영화 말미에 이르면, 성배를 지키던 늙은 기사가 손을 흔드는 장면은 마치 수많은 팬들에게 이 시리즈에 대한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사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여기서 완벽히 끝맺음했어야 했다. 그러나 스필버그 감독은 19년 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을 제작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