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 1979)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 1979)
조안나 크레이머(Meryl Streep)는 일밖에 모르는 남편 테드 크레이머(Dustin Hoffman)와의 결혼 생활에서 더 이상 자신의 존재와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되자
남편에게 아들 빌리(Justin Henry)를 맡기고 집을 나간다.
그동안 회사 일에만 빠져 가정과 가사에는 소홀했었던 테드는 여러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가사에 적응해 나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테드는 집을 나간 아내 조안나를 차츰 이해하게 되고, 전에는 무관심했던 아들 빌리에 대한 사랑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조안나가 집을 나간 지 15개월이 지난 후, 테드는 갑자기 나타난 조안나의 연락을 받게 되고, 조안나가 빌리의 양육권을 주장하면서 법정 소송에 휩싸이게 된다.
설상 가상으로 가사와 빌리에게 신경을 쓰다 보니 회사 일에 소홀해진 테드는 회사에서 쫓겨나 빌리의 양육권 소송에서 질 위기에 처한다.
부랴부랴 새 직장을 구한 테드는 빌리의 양육권 문제로 법정에서 조안나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게 된다.
에이버리 코먼의 소설을 로버트 벤튼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까지 담당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여성의 사회 참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가정의 형태가 무너지고, 가정과 가사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변해가던 197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영화로, 가정과 가사, 그리고 가정과 가사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끔 해 주는 영화이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테드가 집을 나간 조안나를 대신하여 가사에 힘들게 적응해 나가는 과정의
이야기들을 통해 남성들이 직장에서 하는 일 못지 않게 여성들의 가사도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테드의 변호사(Howard Duff)가 테드에게 아이 양육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적어 보라고 하자
테드가 돈, 사생활 없음, 일에 지장, 사교 생활 불가능, 휴식 불가능의 나쁜 점들만 나열하는 장면과 빌리에게 신경을 쓰느라 회사 일에
소홀해진 테드가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는 이야기를 통해 가사 중에서도 아이 양육은 사회 생활을 병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는 법정이
빌리의 양육권 소송에서 조안나의 손을 들어주는 영화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 양육은 그래도 엄마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피력하면서도
테드와 빌리가 서로의 사랑을 느껴가는 장면들을 통해 아이에게 아빠의 사랑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로버트 벤튼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테드나 조안나 어느 한쪽으로의 치우침 없이
남성과 여성의 입장을 공평하게 바라보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로버트 벤튼 감독은 가사와 아이 양육에 힘들게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집을 나간 조안나를 이해하게 되는 테드를 통해 관객들
또한 힘든 가사와 아이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테드와 빌리의 부자간 사랑을
느낀 조안나가 결국 빌리를 테드로부터 데리고 가지 못하는 이야기를 통해 가정에서 남성의 역할
특히 가정에 대한 남성의 사랑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에 로버트 벤튼 감독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결합시켜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를 품격있는 멜로드라마로 만들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