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커넥션 (The French Connection, 1971)
프렌치 커넥션 (The French Connection, 1971)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The Apartment, 1960)
‘프렌치 커넥션’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로빈 무어의 동명의 소설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뉴욕시로 대량의 마약을 반입하려는 프랑스 마르세유의 마약 밀매업자, 알랭 샤르니에(Fernando Ray)와 그의
조직을 소탕하려는 뉴욕시 형사, 지미 도일(Gene Hackman)과 그의 파트너, 버디 루소(Roy Scheider)의 활약을 그린 형사물이다.
영화는 시종 일관 뉴욕시 형사들과 마약 밀매 조직원들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다루고 있는데,
이 영화로 아카데미 편집상을 수상한 제라드 그린버그의 뛰어난 편집 효과로 뉴욕시 형사들이 마약 밀매 조직원들을 추적하는
과정들을 빠르게 전개되는 화면들을 통해 굉장히 스릴있게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음악과 대사를 극소화하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를 뒤따라가면서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생한 화면들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숨막히는 추격전 속에 담겨져 있는 영화의 주제는 굉장히 어둡고 비관적이다.
뉴욕시 형사들에 의해 마약 밀매 조직을 상대로 벌이는 마약 전쟁은 불합리한 방법으로 특권을 부여받은
계층에 대한 계급 투쟁을 상징하고 있으며, 영화는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명 사회의 붕괴를 이야기하고 있다.
따뜻한 레스토랑에서 고기와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알랭 샤르니에 일당과 레스토랑의 창문 너머로 추운 날씨 속에서
피자 한 조각과 식어 버린 커피를 마시면서 이들을 감시하는 지미 도일 형사를 대비시킨 장면은 지미 도일
형사의 광적인 집착을 보여 줌과 동시에 부도덕한 특권 계층에 대한 분노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계급의 대비는 영화의 무대를 통해서도 보여 주고 있다. 알랭 샤르니에의 거점인 프랑스의 마르세유는
바다와 접해 있는 우아하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인 반면, 지미 도일 형사가 있는 뉴욕시는 춥고, 무너져 가는
건물들과 자갈 투성이의 거리에다 마약중독자와 잡배들이 난무하는 혼란스런 곳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혼란스런 뉴욕시에 마약을 반입하려는 알랭 샤르니에는 혼란을 가중시키는 착취 계급의 횡포를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착취 계급의 횡포를 막으려는 지미 도일 형사도 단지 마약 밀매 조직을 소탕하고 혼란을 막으려는 책임있는 형사의 모습을 넘어 집착에
가까운 광적인 모습으로 자신 또한 뉴욕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알랭 샤르니에와 지미 도일 형사를 중심으로 창백한 푸른 화면에 비춰지는 차가운 뉴욕시의 모습은 문명 사회의 묵시록을 암시하고 있다.
‘프렌치 커넥션’의 압권인 고가 철도 아래에서 벌어지는 지미 도일 형사의 자동차 추적 장면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연출 역량과 제라드 그린버그의 편집 역량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명장면이다. 미국 영화사에서 최고의 자동차 추적 장면으로 평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