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A Space Odyssey 1968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A Space Odyssey 1968
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Georg Strauss)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와
이미 언급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이제 클래식 음악으로보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사운드 트랙으로 더 유명해졌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태양이 지구 위로 솟아오르는 영화의 첫 장면 – 우주의 창조(?) – 과
유인원이 도구를 발견하는 장면, 그리고 데이브가 태아로 다시 태어나는 장면에서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온다.
이 세 장면은 관객들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들인데, 웅장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관객들이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고조시켜 준다.
전체적으로 난해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이야기에서 특히나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모호한 점이 두 가지 있다.
거대한 직육면체 검은 기둥 모놀리스의 정체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마지막 10분 동안 데이브에게 벌어지는 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게 모놀리스가 무엇인지 물었었는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대답은 자신도 모른다였다.
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대답이 사람들에게 정답을 가르쳐 주지 않기 위해서 한 대답이 아니라 자신도 정말 모르기 때문에 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시작”에서 유인원이 모놀리스를 접하는 장면과 과학자들이 모놀리스를 접하는 장면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모놀리스와 접촉한 유인원은 도구를 발견하고, 달에서 모놀리스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모놀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모놀리스가 방출하는 강력한 라디오 주파가 향하는 목성으로 탐사선을 보낸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모놀리스는 인류가 진보된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깨닫도록 하고, 인간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하는 그 무엇,
더 나아가 우주를 창조하고 우주를 움직이는 그 무엇, 인간이 아직 알아내지 못한 그 무엇을 모놀리스로 표현한 것이다.
모놀리스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마지막 장인 “목성 그리고 무한의 저편에”에서는 데이브를 우주 너머 “무한의 저편”으로 인도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임종 직전의 데이브를 태아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목성 궤도에서 모놀리스를 발견하고 알 수 없는 우주의 급류에 휘말린 데이브는 침대가 놓인 어느 방에 당도한다.
그리고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늙은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식사를 하고 있던 늙은 데이브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있는 임종 직전의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마지막 10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애써 의미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10분 동안 데이브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천재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관객들에게 우주 너머 미지의
“무한의 저편”에 대한 사색을 하고,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생각해 낸 설정일 뿐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마지막에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무한의 저편”을 어떻게 묘사하고, 또 어떻게 묘사하면 관객들이
“무한의 저편”에 대한 사색을 하고,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만약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데이브의 방이 아닌, 어느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한 미지의 공간을 창조했다고 가정해 보자.
오히려 관객들은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