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Around the World in 80 Days 1956
80일간의 세계 일주 Around the World in 80 Days 1956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How Green Was My Valley 1941
80일 만에 세계를 한 바퀴 돈다는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험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기회를 주었죠.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도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해당 영화는 작품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총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걸작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영화는 유명 방송 저널리스트 에드워드 머로가 등장해 소설과 작가 쥘 베른을 소개하는 긴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됩니다.
이 흥미로운 도입부는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흑백 영화 월세계 여행(1902)의 장면을 함께 사용하면서 관객의 몰입감을 더합니다.
해당 흑백 영화는 조르주 멜리에 감독이 쥘 베른의 또 다른 유명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를 바탕으로 제작한 초기 SF 영화의 고전 중 하나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과하게 정확하고 세심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는 클럽 동료들에게 자신이 80일 안에 세계를 일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거금을 건 내기를 합니다.
그는 새롭게 고용된 하인, 재기 넘치는 파스파르투와 함께 런던에서 출발해 프랑스와 이집트를 거쳐 인도, 홍콩, 일본, 그리고 미국까지 지구를 횡단하는 여정을 떠납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내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계획대로만 흘러가겠습니까? 영화 속 여정에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기찻길이 눈사태로 막혀 열기구를 타고 마르세유로 갈 수밖에 없게 되고, 스페인에 착륙하며 원작과 다른 변주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영국 은행 강도로 오인받은 필리어스를 뒤쫓는 픽스 형사의 집요한 감시까지 이어지며 긴장감을 높입니다.
인도에서는 화장에서 구출된 공주 아우다가 새롭게 합류하고, 미국 횡단 중에는 인디언들의 습격으로 파스파르투가 목숨을 잃을 뻔하는 위기도 발생하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영화 내내 스릴과 재미를 더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54년 전에 만들어졌음에도 여전히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한다는 점입니다.
무려 600만 달러의 제작비와 13개국에 이르는 촬영지, 140개의 세트장, 그리고 약 7만 명의 출연진과 8천 마리에 가까운 동물들이 동원되었습니다.
각 나라를 거칠 때마다 등장하는 이국적인 풍경과 다양한 문화를 자세히 담아내며 실제로 세계를 일주하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선사합니다.
게다가 40명이 넘는 유명 스타들의 깜짝 카메오 출연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프랭크 시나트라, 마를렌 디트리히, 버스터 키튼 등 익숙한 얼굴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죠.
특히 파스파르투 역을 맡은 멕시코의 코미디언 칸틴플라스의 연기는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을 선사합니다.
그는 멕시코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릴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고, 실제로 찰리 채플린 또한 그의 재능을 극찬한 바 있습니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 마이클 토드 역시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핵심 인물 중 하나입니다.
당시 TV의 급부상으로 위기에 처했던 할리우드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새로운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혁신적 역할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