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 1953)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 1953)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지상에서 영원으로’는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의 하와이 호놀룰루 미군기지를 배경으로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제임스 존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영화이다.
대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서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원작 소설을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총 3권으로 구성된 꽤 긴 장편 소설이었다.
학교 도서관이 2권을 분실하는 바람에 1권만 읽고 말았었는데, 이야기가 상당히 선정적인 완전 성인 소설이었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순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영화가 개봉된 당시의 기준에서는 꽤 선정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장면이 자신의 상관인 중대장 홈즈 대위(Philip Ober)의 부인 카렌(Deborah Kerr)과 불륜 관계에 빠진
워든 상사(Burt Lancaster)가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서 카렌과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장면 외에도 워든 상사가 중대장의 집을 방문하였을 때, 허벅지가 드러나는 아주 짧은 반바지를 입은 카렌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나
클럽에서 일을 하는 알마(Donna Reed)가 소파에 누워 담배를 피고 있는 프루윗(Montgomery Clift) 옆에서 귀고리를 다시 다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야릇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들이다.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이야기는 자존심 강한 일급 나팔수였던 프루윗 일병이 하와이의 스코필드 막사 G 중대로 전입해 오면서 시작된다.
중대장 홈즈 대위는 미들급 권투 선수였던 프루윗에게 중대를 대표하여 권투 시합에 나갈 것을 종용하지만
1년 전 권투 연습 도중 친구의 눈을 멀게 한 사고로 권투를 그만둔 프루윗은 이를 거부한다.
이 때문에 프루윗은 홈즈 대위와 그의 사병들로부터 “특별 대우(the treatment)”를 받는다.
원칙을 중시하는 중대의 선임하사관 워든 상사는 상관인 홈즈 대위의 프루윗에 대한 “특별 대우”가 탐탁치 않다.
워든은 프루윗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한편 워든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홈즈 대위의 부인 카렌과 사랑에 빠진다.
카렌은 워든이 장교가 되어 자신과 결혼해주기를 바라지만, 장교보다는 선임하사관으로서 자신의 직분을 사랑하는 워든은 고민에 빠진다.
클럽에서 만난 알마와 사랑에 빠진 프루윗은 알마에게 청혼하지만, 비록 지금은 클럽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곧 돈을 벌어 고향인 오레곤으로 돌아가 “적당한(proper)”
삶을 사는 꿈을 가지고 있는 알마는 장래가 불확실한 프루윗의 청혼을 거절한다.
보초 근무를 이탈한 죄로 영창에 입창한 프루윗의 절친한 동료 안젤로(Frank Sinatra)는 고약한 영창 담당 하사관 저드슨 하사(Ernest Borgnine)로부터 모진 괴롭힘을 당한다.
‘지상에서 영원으로’는 군대라는 작은 계급 사회 속에서 군인들이 겪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 영화이다.
‘지상에서 영원으로’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남성적인 영화이면서도, 상당히 낭만적이면서 감성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전의 평화로운 하와이의 바닷가에서 사랑을 나누는 워든과 카렌의 모습은 낭만적이다.
각각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