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lion Dollar Baby 2004 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 2004 밀리언 달러 베이비
개인적으로 영화배우였던 시절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좋아하지 아니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무표정의 연기는 나에게는 잔뜩 찡그린 얼굴과 특징 없는 연기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으며
그가 영화배우로서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 마초맨의 이미지는 솔직히 재수 없었다.
그 시절 영화감독으로서 틈틈이 연출한 15편의 영화들도 그의 연기만큼이나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16번째 연출 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1992)’를 보고는 그에 대한 인상이 180도 바뀌었다.
정말 이 한 편의 영화로 충분했다. 그리고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고는 영화감독으로서 그를 존경까지 하게 되었다.
게다가 영화 연출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까지 담당하여 보여 주는 그의 탁월한 작곡 감각은 그가 과연 80세를 바라보는 노인인가 하는 의심도 들게 만든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음악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담당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영화감독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용서받지 못한 자’와, 그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준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면, 영화의 이야기와 형식은 굉장히 단순하다.
하지만 단순한 영화의 이야기와 형식 속에 그의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듯한 깊이가 느껴지는, 조금은 철학적이기까지 한 주제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다.
식당의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매기(Hilary Swank)는 손님들이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는 별 볼일 없는 가난한 31살의 여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권투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그녀는 권투 트레이너인 프랭키(Clint Eastwood)를 찾아가 트레이닝을 부탁하지만, 프랭키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그녀의 권투에 대한 열정을 본 프랭키는 결국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어 준다.
예상치 못했던 허름한 곳에서 보물 같은 진귀한 것을 얻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매기를 통해, 인간이 고난 속에서도 살아가는 원동력은 꿈이며, 꿈을 위한 도전이야말로 인간의 존재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매기는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에는 웰터급 챔피언전에까지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챔피언, 빌리 “더 블루 베어”(Lucia Rijker)의 반칙으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고, 호흡조차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되는 장애인 신세가 된다.
살아가는 원동력을 잃어버린 매기는 프랭키에게 산소호흡기를 떼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꿈이 없는 자는 죽은 자와 다를 게 없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 다른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데인저(Jay Baruchel)와 같은 소질이 없는 자들조차도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꿈을 매개로 인간다움을, 휴머니티를 강조하고 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이유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바로 휴머니즘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프랭키는 매기의 산소호흡기를 떼는 것은 죄악이라는 호르박 신부(Brian F. O’Byrne)의 말에도 불구하고 결국 매기의 소원대로 매기의 산소호흡기를 떼어 주기로 결단을 내린다.
프랭키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맹목적인 도덕적 또는 종교적 기준 때문에 매기
개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기를 살려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죄악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매기를 무조건 살려두는 것은 매기에게는 오히려 고통이며, 결코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이렇듯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합리성과 보편성을 전제로 한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는 휴머니즘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