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1951)
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1951)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1962)
작품상을 포함, 각본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파리의 미국인’은, 1920, 30년대의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조지 거쉬인의 음악과 앨런 제이 러너의 각본을 기초로, 미국 뮤지컬 영화의 거장 빈센트 미넬리 감독이 만든 뮤지컬 영화이다.
여기에 미국 뮤지컬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진 켈리가 출연하여 보여 주는 화려한 춤은 화려한
무대 미술과 어울려 ‘파리의 미국인’을 미국 뮤지컬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아카데미 각본상이 무색할 정도로 진부하다 못해 엉성하기 짝이 없다.
제리(Gene Kelly)는 파리에서 화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가난하지만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미국인 청년이다.
그에게는 음악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약간은 시니컬한 피아니스트 아담(Oscar Levant)이라는 친구가 있다.
어느날 제리의 작품보다는 제리에게 관심이 많은 마일로(Nina Foch)라는 돈 많은 여자가 제리의 작품에 투자를 하겠다고 제리에게 접근을 한다.
하지만 제리는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리사(Leslie Caron)라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아담의 친구인 프랑스의
유명한 가수 앙리(Georges Guetary)의 약혼녀였다.
제리와 리사의 관계를 모르는 앙리는 리사와 결혼을 한 후 리사와 미국에 가서 행복하게 사는 꿈에 젖어 있다.
영화의 스토리만을 놓고 본다면 ‘파리의 미국인’은 개연성도 없고 주인공들의 갈등으로 인한 긴장감도 없는 영화이다.
이러한 허술한 영화 내용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미국인’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역시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무대 배경과 멋진 의상들로 연출이 된 영상미와
그 위에 펼쳐지는 진 켈리의 화려한 춤, 그리고 조지 거쉬인의 음악이 조화를 이뤄 완성된 종합 예술 작품으로서의 영화적 평가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파리의 미국인’에 나오는 노래들은 모두 조지 거쉬인이 작곡을 하고, 가사는 그의 친형인 아이라 거쉬인이 썼다.
진 켈리가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I Got Rhythm’은 영화에서 특히나 유명한 곡이다.
센 강변에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리와 리사. ‘Love Is Here to Stay’를 부르는 진 켈리의 목소리가 감미롭다.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앙리와 제리가 사랑에 빠진 자신들의 행복한 마음을 ”S Wonderful’로 표현하고 있다.
앙리와 제리가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아담의 당황스런 표정과 행동이 재미있다.
리사를 앙리에게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진 제리의 상상 속에서, 1928년에 조지 거쉬인이 발표한 곡인 ‘An American in Paris’에 맞추어
약 18분 동안 펼쳐지는 제리와 리사의 춤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특히 Toulouse Lautrec과 같은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장면들은 진 켈리와 레슬리 카론이 마치 진짜 그림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화려한 영상미를 보여 주고 있다.
제리가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되돌아왔을 때 제리를 떠났던 리사가 제리 앞에 나타난다.
제리와 리사의 사랑을 알게 된 앙리가 리사를 제리에게 보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