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Laura 1944
로라 Laura 1944
사실 얼굴에 산탄총을 맞고 죽은 사람은 로라가 아니라, 로라의 가운을 입고, 로라의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다이앤이었다.
로라가 시골 별장으로 여행을 간 사이, 셸비가 다이앤을 로라의 아파트로 데리고 왔고
다이앤이 얼굴에 산탄총을 맞고 살해된 것이다. 자신의 시골 별장에서 돌아온 로라는 살인 사건의 피해자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죽은 로라와 사랑에 빠졌던 마크는 살아 돌아온 로라에게 집착한다.
마크는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로라를 수사하면서 로라가 여전히 셸비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려 한다.
마크는 돌아온 로라에게 셸비와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는지, 아니면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지를 묻는다.
마크는 로라를 다이앤의 살인범으로 지목하여 경찰서의 취조실로 데리고 가 로라를 취조하는데
로라가 살인범인지를 밝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로라가 여전히 셸비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필름 누아르는 냉혹하고 비열한 거리, 냉혹하고 비열한 거리만큼이나 냉혹하고 비열한 영화의 주인공
어두컴컴한 그림자, 치명적인 매력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인까지 파멸로 몰아가는 팜므 파탈을 특징으로 한다.
‘로라’에서의 팜므 파탈 로라는 ‘말타의 매’에서의 팜므 파탈 브리지드 오쇼네시(Mary Astor)나, 빌리 와일더
감독의 필름 누아르인 ‘이중 배상 (Double Indemnity, 1944)’에서의 팜므 파탈 필리스(Barbara Stanwyck)에
비하면 아주 순한 편이지만, 로라 역시 자신의 주변 남자들을 자신의 치명적인 매력에 속절없이 빠져들게 만든다.
왈도는 성적인 매력에 대하여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왈도는 자코비에 대해 “그는 화가보다는 운동선수로 보이려고 신경쓰고 있음이 확실했죠.”라고 말한다.
왈도는 마크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는 로라에게 “로라, 당신에게는 안타까운 약점이 하나 있어.
당신에게 남자의 기준은 군살이 없는 건장한 체구지. 그리고 항상 당신이 상처를 받지.
“라고 말한다. ‘로라’의 초반부에 왈도는 욕조에서 벌거벗은 채로 자신을 탐문 수사하러 온 마크를 맞이한다.
왈도가 욕조에서 나오면서 마크에게 가운을 건네 달라고 부탁하자
마크가 벌거벗은 왈도를 보고 비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왜소한 체구를 가지고 있는 왈도의 콤플렉스를 암시해 주는 장면이다.
‘로라’의 제작 과정과 관련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로라’의 제작사인 20세기폭스사의 사장 대릴 F. 자눅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오토 프레밍거 감독 대신에 루벤 마물리언 감독에게 ‘로라’의 연출을 맡겼다.
하지만 루벤 마물리언 감독이 작업한 러시(편집되기 전의 영화 프린트)가 재앙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대릴 F. 자눅은 하는 수 없이
오토 프레밍거 감독에게 ‘로라’의 연출을 맡긴다. 오토 프레밍거 감독은 ‘로라’의 촬영 감독을 조셉 라쉘
조셉 라쉘은 ‘로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하였다 – 로 교체하고,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로라의 초상화도 교체하고,
시나리오도 수정하고, 많은 장면들을 재촬영하여 영화를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