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보디 히트 Body Heat 1981

‘매치 포인트’를 보면 이 영화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기존의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영화이다.

‘매치 포인트’는 우디 앨런 감독의 장기인 코미디가 아닌 정극이며, 이야기의 배경도 뉴욕이 아닌 런던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 15번이나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우디 앨런 감독인 만큼, 연출뿐만 아니라 각본까지 쓴 ‘매치 포인트’에서도 그의 재치는 여전하다.

우디 앨런 감독은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매치 포인트’로도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우디 앨런 감독은 기발한 반전이 있는 ‘매치 포인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매치 포인트’의 마지막에 크리스가 죽인 노라와 이스트비 부인이 크리스 앞에 나타나는 장면이 있다.

크리스 앞에 나타난 노라와 이스트비 부인은 크리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나타난 유령은 아니다.

‘매치 포인트’는 공포 영화가 아니다. 크리스가 죄책감에 사로잡혀 헛것을 보는 것도 아니다.

크리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위하여 아무 죄책감 없이 어떤 죄까지 저지를 수 있나 질문을 하기 위한 설정이다. 크리스가 노라에게 담담하게 말한다.

“노라, 쉽지 않았어.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난 또 방아쇠를 당길거야….죄책감은 깔개 밑에 쑤셔넣고

행동으로 옮기는거지. 그렇게 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자신만 당하지.”

이스트비 부인이 묻는다. “그럼 난 뭐지?…무고한 제삼자가 죽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거야?”

크리스가 대답한다. “더 큰 계획을 위해 때로는 무고한 사람들이 죽기도 하죠. 당신은 부차적인 희생입니다.”

이에 이스트비 부인이 말한다. “자네 아이도 그런 셈이군?”

크리스가 대답한다. “소포클레스가 말했어요.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은혜일지도 모른다라고.”

노라가 대가를 치룰 것이라고 말하자 크리스가 말한다. “체포되어 처벌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

최소한 정의라는 작은 징조는 있어야겠지. 의미 있는 가능성을 위한 작은 희망이라도 있어야겠지.”

하지만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통념은 세상의 이치가 아닌 단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행동 지침일 뿐이다.

사람들이 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죄를 저지르는 것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그리고 요행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인간을 단지 종족의 유지를 사명으로 하는 범인(凡人)과, 나폴레옹과 같이 사회의 도덕률을 뛰어넘어 행동하는 강자로 분류하고,

자신은 강자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범인인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한다.

하지만 라스콜니코프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인 창녀 소냐의 권유에 따라 자수를 한다.

노라와 함께 하면 미래가 없다고 노라를 살해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인생에서 운이 중요하다는 자신의 철학을 증명해 보인

크리스의 얼굴을 보여주는 ‘매치 포인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하기 전의 라스콜니코프를 보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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