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
어린 시절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이야기, 시간을 초월한 철학이 담긴 이 작품은 40여 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사랑을 바탕으로 ‘오즈의 마법사’는 지금도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원작자인 L. 프랭크 바움의 동화를 바탕으로 빅터 플레밍이 연출한 이 뮤지컬 영화는 최초의 컬러 화면을 선보이며 흑백
시대의 영화팬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잠시 동안 주디 갈란드가 노래한 ‘Over the Rainbow’는 미국 영화
연구소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 노래로, 개봉 후 7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모든 세대와 문화적 배경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단순히 영화 속 노래라기보다,
서부 개척 시대의 미국인들의 희망과 그리움이 담긴 곡이기도 합니다.
오즈의 나라로 떠난 도로시와 친구들의 모험은 오늘날에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린 도로시는 자신의 애견 토토 문제로 근심하지만, 엠 숙모와 헨리 삼촌, 농장 일꾼들 눈에는 그저 작은 걱정일 뿐이지요.
어른들이 무관심한 세상에서 도로시는 외로움과 좌절을 경험하며 혼자의 세계에 갇히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근심이 없는 세상을 꿈꾸기 마련입니다.
꿈이라는 테마는 이 영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 방식으로 꿈이 등장하는데,
하나는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품고 성장하는 꿈입니다.
도로시는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정신을 잃고 오즈의 나라를 방문하죠,
그곳은 캔자스의 익숙한 사람들이 변신한 형상으로 등장하며 그녀가 꾸는 꿈임을 암시합니다.
도로시와 함께 여행하는 허수아비, 양철 나뭇꾼, 겁쟁이 사자의 소망은 각각 두뇌, 심장,
배짱을 갈구하는 아이들의 꿈과도 같습니다.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며 가정의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닫길 바라는 글린다의 의도대로, 아무리 무지개 너머가 아름답게 보일지라도 집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렇듯 ‘오즈의 마법사’는 어린 시절 느꼈던 다양한 감정과 소망을 기록하고 있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시대를 초월해 꾸준히 사랑받는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순수한 감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70년 넘게 동심을 위해 각근하였고, 유행을 초월한 이 인정이 넘치는 철학을 담은 ‘오즈의 마법사’ 앞에서는
세월도 무기력하였다. 난 ‘오즈의 마법사’를 볼 때마다 즐거움과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있으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에 즐거워지고, 한편으로는 다시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슬퍼진다.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동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세상을 각박하게 살아왔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