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오명 (Notorious, 1946)

오명 (Notorious, 1946)

오명 (Notorious, 1946)

빅 히트 (The Big Heat, 1953)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1946년 4월 24일, 오후 3시 20분…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가득한 미국 연방 플로리다주

남부 지방 법원에서 존 휴버먼이라는 이름의 나치 첩자가 국가 반역죄로 20년의 징역형을 언도받는다.

나치 첩자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방탕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알리시아 휴버먼(Ingrid Bergman)에게 접근해

데블린(Cary Grant)이라고 오명 자신을 밝힌 정부 기관원이 알리시아에게 브라질에서 정부의 극비 임무를 수행해 줄 것을 부탁한다.

알리시아의 임무는 리오에서 비밀리에 독일 군수 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나치주의자들의 리더인 알렉산더

세바스찬(Claude Rains)에게 접근해, 나치주의자들의 은신처인 알렉산더의 집에 들어가 그들의 동태를 염탐하는 것이다.

데블린의 상사인 폴 프레스콧(Louis Calhern)은 알렉산더가 알리시아의 아버지와 동료지간이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알렉산더가 한때 알리시아를 사랑했었다는 사실 때문에 알리시아가 임무에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알리시아를 리오에 데리고 온 데블린에게 알리시아가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시를 내린다.

‘오명’은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 스릴 넘치는 첩보 영화이면서,

남녀의 삼각관계를 다룬 애정물이기도 하다.

정부의 극비 임무를 위해 리오에 온 알리시아와

데블린은 임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알리시아는 데블린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데블린은 알리시아가 아버지의 활동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가 나치 첩자의 딸이라는 사실과, 방탕한 생활을 보낸 플레이걸이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 그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더군다나 데블린은 임무를 위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알리시아를 알렉산더의 품 안에 들게 하고,

알리시아가 알렉산더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에 반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질투심에 사로잡힌 데블린은 알리시아와 접선할 때마다 비꼬는 말로 알리시아에게 상처를 준다.

데블린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나쁜 남자다. 반면에 알렉산더는 알리시아가 미국의 첩자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알리시아를 진정으로 사랑한다. 알렉산더는 ‘오명’이 첩보 영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악당이지만,

애정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데블린에 비해 진정한 로맨티스트이다. 알렉산더는 알리시아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엄마인 세바스찬 부인(Leopoldine Konstantin)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알리시아와 결혼까지 하고,

이로 인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알리시아는 비록 몸은 알렉산더의 품 안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데블린을 향해 있다.

알리시아가 임무를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알렉산더에게 접근하고, 그와 결혼까지 한 이유는 사랑하는 데블린을 위해서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새 영화를 찍을 때마다 새로운 영화 기술에 대한 도전을 즐긴, 실험 정신이 강한 영화 감독 중 하나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공포나 불안, 긴장과 같은 감정들을 관객들도

똑같이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영화 기술들을 창조, 발전시켰다.

데블린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아버지가 20년의 징역형을 언도받은 날 밤,

알리시아는 마이애미 방갈로에서 게스트들과 술을 마신다. 말없이 의자에 앉아 있는 데블린의 뒤에서 촬영한 장면은

데블린의 뒤통수만을 보여 주고, 데블린 앞에서 게스트들과 술을 마시는 알리시아를

보여 주는데, 뒤통수만을 보여 주는 이 남자가 대체 누구인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알리시아가 숙취를 느끼는 상태에서 데블린을 보는 장면도 인상적인데,

침대에 엎드려 누워 있는 알리시아의 관점에서 보는 듯, 문에 기대어 서 있는 데블린을 비스듬히 기울어진 화면을 통해 보여 준다.

그리고 데블린이 침대에 누워 있는 알리시아에 다가가자 화면이 180도

회전하면서 거꾸로 뒤집힌 상태에서 알리시아를 쳐다보는 데블린을 보여 주는데, 관객들도 알리시아가 느끼는 숙취를 느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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