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네 멋대로 해라 (A Bout de Souffle, 1960)
‘블루 벨벳’에서 순수한 청춘 남녀 제프리 뷰몬트(Kyle MacLachlan)와
샌디 윌리엄스(Laura Dern)는 영화 내내 서로에게 되풀이하여 말한다. “이상한 세상이야.”
‘블루 벨벳’은 ‘블루 벨벳’이 순수한 제프리와 샌디, 그리고 관객들에게 보여 주는 “이상한 세상”만큼이나 이상하고 괴이한 영화이다.
사실 ‘블루 벨벳’의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데이빗 린치 감독부터가 자신만의 독특하고 이상하고 괴이한 영화 세계를 가지고 있는
영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영화 감독이다.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들은 너무나도 독특하고
이상하고 괴이해서 호불호가 확연히 구분된다. ‘블루 벨벳’의 경우만 하더라도 영화 평론가로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가득한 영화라고 혹평하였다.
하지만 ‘블루 벨벳’을 좋아하는 팬들은 거의 광적인데,
이 때문에 ‘블루 벨벳’을 컬트 영화(Cult Movie)라고 일컫기도 한다.
사실 컬트 영화라고 하면 데이빗 린치 감독과 그의 영화들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다.
‘블루 벨벳’의 오프닝 장면은 앞으로 전개될 영화의 이야기에 대해 많은 것을 암시해 준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말뚝 울타리 앞에 심어져 있는 빨간 장미와 노란 튤립, 소방차에서 다정스럽게 손을 흔드는 소방관,
할머니 도우미의 인도 아래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아이들 등을 보여 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장면들에 이어,
카메라는 잘 가꾸어진 잔디 속 깊숙이 들어가면서 징그러운 벌레들이 얽히고설켜 있는 장면을 보여 준다.
‘블루 벨벳’은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세상의 표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는,
징그러운 벌레들과도 같은 추악한 인간들과, 그들의 어두운 세상을 보여 주는 영화이다.
잔디에 물을 주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 뷰몬트 씨(Jack Harvey)를 보러 고향인 럼버튼으로 돌아온 제프리는 병원에서
아버지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잘려 버려진 사람의 귀를 발견한다.
제프리는 귀를 들고 경찰서에 가서 윌리엄스 형사(George Dickerson)에게 신고를 한다.
제프리는 윌리엄스 형사의 딸인 샌디로부터, 귀 때문에 도로시 발렌스(Isabella Rossellini)라는 클럽의 여자
가수가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샌디로부터 도로시의 아파트까지 알아낸 호기심 많은 제프리는 도로시의 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보기로 결심한다.
‘블루 벨벳’에서 관객들은 제프리의 눈을 통해 ‘블루 벨벳’이 묘사하는 “이상한 세상”을 보게 된다.
도로시의 옷장에 숨은 제프리는 도로시의 남편과 아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프랭크 부스(Dennis Hopper)라는 남자가
산소 호흡기로 숨을 쉬면서 도로시에게 잔인하게 성적 학대를 가하는,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블루 벨벳’에서 데이빗 린치 감독은 매우 “감각적인 장면”들을 연출하여 “이상한 세상”을 표현한다.
‘블루 벨벳’이 “이상한 세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보여 주는 “감각적인 장면”들은 “감각적”이라는 말 그대로 강렬하고 충격적이고 엽기적이다.
제프리와 관객들의 눈 앞에 갑자기 벌어지는 프랭크의 도로시에 대한 성적 학대 장면은 충격적이고 엽기적이고 상당히 논쟁적인 장면이다.
동성애자 분위기를 풍기는 벤(Dean Stockwell)이 Roy Orbison의 아름다운 발라드 ‘In Dreams’를 립싱크로 부르는 엽기적인 장면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다.
프랭크가 ‘In Dreams’를 들으며 제프리에게 린치를 가하는 장면도 충분히 엽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