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양지 (A Place in the Sun, 1951)
젊은이의 양지 (A Place in the Sun, 1951)
성공을 위해 도시에 온 가난한 시골 청년 조지 이스트먼(Montgomery Clift)은 부유한 사업가인 숙부 찰리 이스트먼(Herbert Heyes)의
도움으로 숙부의 수영복 제조 공장에서 작은 일자리를 얻게 된다.
조지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공장 동료 직원인 앨리스 트립(Shelley Winters)과 교제를 하고 육체적 관계까지 맺게 된다.
하지만 숙부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초대된 조지는 숙부의 집에 처음 왔을 때 본 적이 있는 안젤라 비커스(Elizabeth Taylor)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지의 아이를 임신한 앨리스는 조지에게 자신과 결혼할 것을 강요한다.
조지는 수영을 못하는 앨리스를 죽이러 호수로 가지만, 차마 죽이지 못하던 차에 사고로 배가
뒤집혀 앨리스가 익사하고 만다. 조지는 앨리스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다.
조지 스티븐스 감독이 연출한 ‘젊은이의 양지’는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소설
‘아메리카의 비극 (An American Tragedy)’이 원작인 영화이다. ‘젊은이의 양지’는 사랑을 통해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려던 한 젊은이의 욕망을 그린 영화로, 젊은이의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이 죽음으로 끝을 맺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지는 야심에 찬 젊은이이다.
하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조지에게 실제로 자신의 야심을 채울 능력과 의지는 없다.
숙부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얻은 조지는 공장에서 일하는 여자와 교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공장의 규칙도 지키지 못할 만큼 의지가 약하다. 조지는 같은 이스트먼 가 사람이지만 비천한 자기
신분 때문에 숙부의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숙부의 가족들에게 소외를 당한다.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며
외롭게 지내던 조지는 잘생긴 외모와 상냥함을 내세워 공장 동료 직원인 앨리스와 교제를 하고 앨리스를 임신까지 시킨다.
하지만 사교계의 유명 인사인 안젤라와 사랑에 빠지면서 앨리스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젊은이의 양지’에서 조지의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은 조지의 안젤라에 대한 욕망으로 나타난다.
조지 스티븐스 감독은 조지가 파티가 열린 숙부의 집에서 안젤라와 첫 만남을 가지는 장면과, 조지와 안젤라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클로즈업과 소프트 포커스를 사용하여 환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연출하였는데,
이를 통해 조지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안젤라에게 완전히 빠졌음을 표현함과 동시에, 안젤라에 대한 욕망이 조지의 신분으로는 가질 수 없는 허황된 욕망임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이의 양지’에서 조지와 안젤라의 사랑에 대한 표현과 이야기가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젊은이의 양지’에서 조지와 안젤라의 사랑에 대한 표현과 이야기가 오늘날에 비해 보다 낭만적이고
감상적이었던 당시에는 아름답게 보였는지는 몰라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어색하고, 설득력도 없다.
조지와 안젤라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조지로부터 먼저 사랑 고백을 받은 안젤라가 조지에게
사랑 고백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들이 우릴 보고 있나요?”
안젤라는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조지와 자신의 달콤한 사랑을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조지를 이끌고 테라스로 나간다.
‘젊은이의 양지’가 나온 당시에는 안젤라의 이러한 행동이 귀엽게,
그래서 조지와 안젤라의 사랑이 아름답게 보였는지는 몰라도 지금 보면 어색하기 짝이 없다.
‘젊은이의 양지’의 마지막에 감옥에 있는 조지를 면회 온 안젤라가 자신을 속이고 살인까지 저지른
조지에게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당신을 계속 사랑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정도로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만약에 안젤라가 조지를 단념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면 조지의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이
결국은 허황된 욕망이었음이 더욱 부각되면서 아마도 ‘젊은이의 양지’는 현재 받고 있는 평가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