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3 –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 2003)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 2003)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 1940)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매트릭스 (Matrix, 1999)’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The Matrix Reloaded, 2003)’에서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본질에 관한 철학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매트릭스 시리즈 3부작을 완결 짓는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에서는 그동안 영화의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던,
매트릭스 시리즈 3부작이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진짜 주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진짜 주제는 바로 동서양의 모든 종교와 철학의 핵심인 사랑이다.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서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데,
이는 다섯 번의 매트릭스 “리로디드” 과정을 통해 기계들이 인간의 정서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매트릭스가 인간 세계에 근접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의 마지막에서 센티넬들을 물리치고 정신을 잃은
네오(Keanu Reeves)는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 사이의 중간계에 갇히게 된다. 네오는 그곳에서 발전소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인 라마-칸드라(Bernard White) –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도 잠깐 나왔었다 – 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데,
목적이 없어 시스템으로부터 삭제될 처지에 놓인 딸 사티(Tanveer K. Atwal)를 위하는 라마-칸드라로부터
매트릭스에 존재하는 프로그램이 이미 인간의 사랑을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특히 선택을 방정식의 변수로만 이해하고, 일일이 각 변수에 대한 방정식을 풀고 해답을 찾는 설계자(Helmut Bakaitis)와는 달리,
선택에 따른 변화를 인정하는 오라클(Mary Alice)은 매트릭스에 존재하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인간의 정서를 이해하게 된다.
오라클은 네오에 대한 믿음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모피어스(Laurence Fishburne)를 보았고,
위기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시온의 인간들을 보았고, 주저 없이 트리니티(Carrie-Anne Moss)를 선택하는 네오의 사랑도 보았다.
오라클이 시스템으로부터 삭제될 처지에 놓인 사티를 돌보기로 한 것도 인간의 사랑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자신의 모습이 바뀌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네오와 인간들을 도와 전쟁을 종식시키기로 결심한다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 오라클(Gloria Foster)을 연기한 글로리아 포스터가 당뇨로
망하는 바람에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에서는 메리 앨리스가 오라클을 연기하게 되었다.
결국 기계들은 시온을 침공한다.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는 매트릭스에서의 액션을 보여주었다면,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에서는 현실 세계에서의 액션을 보여준다.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은 시온과 센티넬의 전면전과,
네오와 스미스 요원(Hugo Weaving)의 대결을 포함한 액션이 영화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보다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는 깊이가 없어졌다는 비평을 듣기도 했지만,
액션 장면의 연출을 위해 사용된 특수효과만큼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위기에 처한 시온을 구하기 위해 네오는 트리니티와 함께 나이오베(Jada Pinkett Smith)가 제공한
호버크래프트 로고스를 타고 기계 도시로 향한다. 네오는 기계의 신(Henry Blasingame)에게 자기 복제로
매트릭스를 장악하고, 기계와 인간 모두에 위협이 되고 있는 스미스 요원을 처치하는 조건으로 평화를 요구한다.
기계의 신은 네오를 매트릭스에 접속시키고, 매트릭스에 들어간 네오는 시온과 인류의 운명을 걸고 스미스 요원과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오라클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한다. 오라클은 스미스 요원이 오기를 기다리고,
자진해서 스미스 요원에게 복제를 당한다. 오라클의 예지력까지 가지게 된 스미스 요원은 자신이
네오를 쓰러뜨리는 미래를 보게 되고, 실제로 네오와의 결전에서 네오를 쓰러뜨린다.
오라클은 스미스 요원을 통해 스미스 요원 앞에 쓰러져 있는 네오에게 스미스 요원의 몸 속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네오.” – 스미스 요원은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를 통틀어
이때까지 네오를 “앤더슨 씨(Mr. Anderson)”라고 불렀지 한번도 네오라고 부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