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der Man 2002 스파이더맨
Spider Man 2002 스파이더맨
“나는 누구인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3부작 –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2 (Spider-Man 2, 2004)’, ‘스파이더맨 3 (Spider-Man 3, 2007)’ – 의 1편인
‘스파이더맨’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피터 파커(Tobey Maguire)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피터 파커의 이 대사는 ‘스파이더맨’뿐만이 아니라 스파이더맨 시리즈 3부작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 3부작에 나오는 악당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들은 원래는 선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의 악당 그린 고블린(Willem Dafoe)은 원래는 노만 오스본(Willem Dafoe)이었다.
‘스파이더맨 2’의 악당 닥터 오크(Alfred Molina)는 원래는 옥타비우스 박사(Alfred Molina)였고, ‘스파이더맨 3’의 악당 샌드맨(Thomas Haden Church)과
베놈(Topher Grace)은 원래는 각각 플린트 마코(Thomas Haden Church)와 에디 브록(Topher Grace)이었다.
이들은 자신에게 불어닥친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악의 유혹에 빠져 자신에게 주어진 큰 힘을 악용한다.
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고등학생인 어린 피터 파커에게도 시련이 불어닥친다.
피터 파커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버지와도 같은 삼촌 벤 파커(Cliff Robertson)가 강도(Michael Papajohn)에게 살해당하자 죄책감에 시달린다.
악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었던 어린 피터 파커의 마음을 잡아 준 것은 강도에게 살해당하기 전에 피터 파커에게 해준 벤 삼촌의 진심 어린 충고였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벤 삼촌의 진심 어린 충고를 마음 깊이 새긴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Tobey Maguire)이 되어 자신에게 주어진 큰 힘을 좋은 데 쓰기로 결심한다.
피터 파커는 드디어 자신에게 주어진 큰 힘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스파이더맨이다.”
관객들은 그린 고블린이 된 노만 오스본과는 달리 자신에게 불어닥친 시련을 극복하고 스파이더맨이 되기로 결심한 어린 피터 파커에 열광하고
나는 스파이더맨이다라는 피터 파커의 마지막 독백에 박수를 보낸다.
이것이 ‘스파이더맨’이 대박을 터뜨린 이유다.
‘스파이더맨’은 나는 누구인가와 함께 이것은 한 소녀에 관한 이야기이다라는 피터 파커의 독백으로 시작되는데
소녀는 바로 피터 파커가 6살일 때부터 짝사랑하고 있는 메리 제인 왓슨(Kirsten Dunst)이다.
피터 파커와 메리 제인 왓슨의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는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어 악당들과
싸우는 영웅적인 이야기와 함께 스파이더맨 시리즈 3부작을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의 속편을 미리 염두에 두고 ‘스파이더맨’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아버지 노만 오스본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해리 오스본(James Franco)이 스파이더맨에게 복수하겠다고 피터 파커에게 말하는 장면이나
피터 파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를 한 메리 제인 왓슨이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임을 눈치챈 듯한 장면을 보면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의 속편을 미리 염두에 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스파이더맨 2’를 위한 전편이라는 의미 외에는
다른 의미는 찾아볼 수 없는, ‘스파이더맨’만 놓고 보면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는 결코 아니다.
피터 파커는 왜 메리 제인 왓슨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의문이 남는 완전하지 않은 영화의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물론 ‘스파이더맨’이 벌써 10년이나 된
영화이긴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뉴욕의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고, 그린 고블린이 글라이더를 타고 나는 특수효과 장면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장면이거나 합성한 장면이라는 티가 너무 많이 나고, 만화 같은 설정의 액션은 박진감이 많이 떨어진다.
무엇보다도 그린 고블린의 가면과 의상은 그린 고블린이 악당이라기보다는 단순한 만화 캐릭터로 보일 정도로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