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Marty, 1955)
마티 (Marty, 1955)
정육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마티(Ernest Borgnine)는 홀어머니(Esther Minciotti)와 함께 단 둘이서 살고 있는 34살의 노총각이다.
동생들은 모두 결혼을 해서 출가를 했지만, 마티는 못생기고 뚱뚱한 외모에 변변치 못한 직업으로 결혼은 커녕, 여자와 단 둘이 데이트 한번 해보지 못한 남자이다.
여자들에게 데이트를 신청할 때마다 거절을 당해 상처를 많이 받은 마티의 심정은 알아주지 못한 채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은 마티에게 빨리 여자를 구해 결혼하라고 재촉만 한다.
마티는 비록 볼품없는 외모와 변변치 못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만의 정육점을 가지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마음씨만은 착한 남자이다.
어김없이 또 찾아온 주말.
만날 여자 친구도 없는 마티는 역시 여자 친구가 없는 절친한 친구 앤지(Joe Mantell)와 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할 건지 고민을 하고 있다.
결국 앤지와 사교 댄스장에 간 마티는 역시 볼품없는 외모 때문에 남자에게 차인 클라라(Betsy Blair)라는 노처녀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35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 그러나 5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벌어 들인다 – ‘마티’는 영화라기보다는 한편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더 가깝다.
사실 ‘마티’의 각본도 원래는 텔레비전극을 위해 패디 샤예프스키가 쓴 것을 역시 패디 샤예프스키가 영화를 위해 각색한 것이다.
‘마티’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의 4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인데
지금까지도 텔레비전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는 ‘마티’가 유일하다.
‘마티’는 칸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도 수상했는데
지금까지도 아카데미 작품상과 칸 영화제의 최고상을 동시에 수상한 영화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잃어버린 주말 (The Lost Weekend, 1945)’과 ‘마티’뿐이다.
‘마티’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들 중에서 상영 시간이 91분으로 가장 짧은 영화이기도 하다.
‘마티’는 짧은 영화의 상영 시간만큼 영화의 이야기 또한 짧은 주말동안에 마티의 주변에서 생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영화의 이야기는 영화의 이야기를 위한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 없이 – 물론 노총각인 마티에게는 이보다 더 특별한 사건이 있을 수 없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마티’가 영화의 이야기나 영화의 기술이 화려하거나, 예쁘고 잘 생긴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나오는 영화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이러한 지극히 평범한 영화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마티와 클라라는 결코 화려하지 않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영화배우들 같이 예쁘고 잘 생긴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마티와 클라라와 같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가
오히려 관객들에게는 더욱더 공감이 가고 친근하게 느껴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