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2001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2001
현실에서 다이앤으로부터 카밀라를 빼앗아간 아담은 다이앤의 꿈에서 풀장 청소부 진(Billy Ray Cyrus)과 바람난 아내
로레인(Lori Heuring)으로부터 집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영화감독으로 등장한다.
아담의 집에서 카밀라에게 키스를 하여 다이앤의 질투를 유발한 여자는 꿈에서 하찮은 여배우 카밀라 로즈(Melissa George)로 등장한다.
반면에, 현실에서 다이앤의 이야기를 듣고 다이앤의 손을 어루만지며
다이앤을 다독여 준 아담의 엄마 코코(Ann Miller)는 꿈에서 다정한 아파트 주인 코코로 등장한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다이앤이 다정한 카밀라와 아담의 모습을 보며 괴로워할 때 눈이 마주친 남자는 꿈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뱉는
루이지 카스티그리앤(Angelo Badalamenti)으로 등장한다. 다정한 카밀라와 아담의 모습에 괴로워하며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셨던 당시의 다이앤의 심정이 꿈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뱉는 루이지 카스티그리앤에 투영된 것이다.
윙키스라는 식당에서 조에게 카밀라의 살인을 교사할 때 눈이 마주친 남자는 꿈에서 공포로
기절을 하는 댄(Patrick Fischler)으로 등장한다. 아담의 집에서 카밀라에게 키스를 한 여자가
나갈 때 지나간 카우보이 복장의 남자는 꿈에서 아담을 협박하는 카우보이(Layfayette Montgomery)로 등장한다.
지르박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한 다이앤을 축하해 준, 지르박 콘테스트의 주최자들인
듯한 두 노인은 꿈에서 로스앤젤레스에 베티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듯한 아이린(Jeanne Bates)과 아이린의 동행인(Dan Birnbaum)으로 등장한다.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베티와 헤어진 아이린과 아이린의 동행인은 택시 안에서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데
이들은 다이앤을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게 하고 로스앤젤레스로 오게 만든, 그리고 결국 다이앤을 파멸로 이끈 장본인들이나 다름없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네오 누아르(neo-noir) 미스터리 영화이다.
네오 누아르는 1940년대와 1950년대의 고전 흑백 필름 누아르(film noir)가 현대적으로 재탄생된 영화 장르이다.
어두운 흑백 화면을 통한 음울한 영화의 분위기와,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영화의 이야기를 특징으로 하는 필름 누아르는 세상은 본질적으로 타락한 곳이고,
타락한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사상이 영화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꿈 속의 세상은 베티에게 희망적인 세상이며 다이앤이 그토록 원한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다이앤에게 현실은 비참하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꿈 속의 세상과 현실의 차이를 보여 주는 영화이다.
현실에서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밴드는 없다. 꿈에서 베티와 리타가 찾아간 극장 실렌시오 – 스페인어로 “침묵”이라는 뜻이다 – 에서
무대 위 마술사(Richard Green)가 말한다. “밴드는 없어! …하지만 우린 밴드를 들을 수 있지. …전부 녹음된 것이야. …전부 테이프야. …환상일 뿐이지.”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2016년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에서 1위를 차지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