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1977)
‘죠스 (Jaws, 1975)’에서 지구상의 한 생명체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어 떼돈을 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년 후에는
지구 밖 외계에서 온 미지의 생명체를 이번에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오히려 친근한 대상으로 만들어 또다시 떼돈을 벌어들인다.
‘미지와의 조우’는 한마디로 경이와 신비로움이 가득한 영화이다. ‘미지와의 조우’의 각본까지 직접 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미지와의 조우’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이 미지의 세계에 대해 느끼는 호기심과 동경,
미지의 세계를 접하기 직전에 느끼는 설레임과 공포,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접했을 때 느끼는 경이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미지와의 조우’의 원제목은 ‘제3종 근접 조우’이다. “근접 조우(close encounter)”란 말은 천문학자이자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 비행 물체) 연구가인 J. Allen Hynek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된, UFO 연구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로, UFO와의 조우 형태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UFO를 목격하였을 경우를 제1종 근접 조우, 목격과 동시에 UFO로부터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경우를 제2종 근접 조우, 그리고 목격과 동시에 그 UFO와 관련된 생명체를
직접 보았을 경우를 제3종 근접 조우로 분류하고 있다 – 후에 다른 이들에 의해 이 세 가지의 조우 형태와 또 다른 몇 가지의 조우 형태가 새로이 추가되었는데,
아직은 UFO 연구가들로부터 정식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제4종 근접 조우로 분류가 된 인간이 UFO에 의해 납치되었을 경우, 제5종 근접 조우로 분류가 된 UFO와 직접적인 교류를 했을 경우 등이 있다.
외계에서 온 미지의 생명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현상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다.
프랑스 과학자 라콤 박사(Francois Truffaut)는 이 미지의 생명체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결국은 이들이 보내온 신호를 해석하는데 성공한다.
한편, UFO와의 제1종, 제2종 근접 조우를 경험한, 지극히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인 로이(Richard Dreyfuss)와, 어린 아들 베리(Cary Guffey) –
베리는 제4종 근접 조우를 경험한다 – 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질리안(Melinda Dillon)은 어떤
초자연적인 힘에 이끌려 와이오밍주에 있는 데빌스 타워(Devils Tower)에 이르게 된다.
‘미지와의 조우’는 영화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할애해서 로이와 질리안, 그리고 라콤 박사가 미지의 생명체를 따라
데빌스 타워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과정을 보여 주는 동안 UFO가 나타나는 장면들은 관객들의 애간장을
녹이듯 짧게 보여 주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또한 ‘미지와의 조우’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인 로이와 질리안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역시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인 관객들로 하여금 로이와 질리안과 같은 관점에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미지의 생명체와의 제3종 근접 조우를 보게 하고, 로이와 질리안이 느끼는 경이와 감동을 최대한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
로이와 질리안의 평범함을 강조하기 위해 UFO를 보여 주는 화려한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
물론 ‘미지와의 조우’가 33년 전인 1977년에 만들어진 영화여서 오는 투박함일 수도 있지만 – 조금은 촌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투박하게 처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