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액션 영화를 꼽으라면 여전히 주저 없이 존 맥티어넌 감독의 ‘다이 하드 (Die Hard, 1988)’를 꼽는다.
존 맥티어넌 감독은 ‘다이 하드’를 내놓은 지 2년 후에 ‘다이 하드’만큼이나 재미있는 또 하나의 액션 영화의 걸작을 내놓는데 바로 ‘붉은 10월’이다.
존 맥티어넌 감독은 ‘다이 하드’ 바로 이전에도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프레데터 (Predator, 1987)’라는 액션 영화를 내놓았었는데,
세 편의 걸출한 액션 영화를 연속으로 내놓으면서 존 맥티어넌 감독은 당시 최고의 액션 영화 감독으로 떠올랐었다.
하지만 ‘붉은 10월’ 이후로는 다소 실망스런 영화만 만들어 대더니 요즘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소식조차 들리지 않게 되어 버렸다.
‘붉은 10월’은 군사 전문 소설가인 톰 클랜시의 첫 작품인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이다.
‘붉은 10월’의 각본은 ‘붉은 10월’에서 미국 잠수함 달라스의 참모장(Larry Ferguson) 역으로 영화에 출연도 하는 래리 퍼거슨이 도널드 스튜어트와 함께 썼다.
난 톰 클랜시의 소설 중 그의 두번째 작품인 ‘붉은 폭풍 (Red Storm Rising)’만 읽었었는데,
이야기가 너무나도 복잡하여 이 소설을 영화화하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했었다.
‘붉은 10월’의 원작 소설은 읽어 보지 않았지만, 이 소설 또한 이야기가 복잡하여 많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영화화하는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사실 ‘붉은 10월’만 보아도 원작 소설의 이야기가 얼마나 복잡한 지를 짐작할 수 있으며,
따라서 래리 퍼거슨과 도널드 스튜어트가 얼마나 각색을 잘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붉은 10월’은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화려한 액션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짜임새 있고 극적인 긴장감이 넘치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스릴과 재미를 주는 영화이다.
‘붉은 10월’의 원제목은 ‘붉은 10월을 찾는 사냥’이다.
무르만스크 근처 소련의 잠수함 기지 북쪽 폴리야니 해협에서 소련의 최신 핵잠수함 붉은 10월이 새로 설치된 소음 제거 장치의 시험을 위해 발진한다.
하지만 붉은 10월의 함장 마르코 라미우스(Sean Connery)는 붉은 10월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을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마르코 라미우스의 망명 계획을 알게 된 소련 정부는 붉은 10월을 폭파하기 위해 전함대를 동원하여 붉은 10월을 추격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초고속으로 해저 항진을 해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붉은 10월이 갑자기 항로에서
실종되자 미국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CIA 분석가 잭 라이언(Alec Baldwin)은 마르코 라미우스가 미국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망명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잭 라이언은 마르코 라미우스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으로 급파된다.
잭 라이언은 붉은 10월을 추격하던, 바트 맨쿠조(Scott Glenn)가 함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공격 잠수함 달라스에 승선하여 마르코 라미우스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붉은 10월’은 남자들만이 있는 잠수함이 이야기의 주무대인 군사 영화이니만큼 대단히 남성적인 영화이다.
영화의 이야기 자체도 남성적이지만, ‘붉은 10월’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남성이다.
그나마 ‘붉은 10월’에 나오는 – 약간의 대사가 있는 – 여자는 영화의 초반부에 정말 잠깐 나오는
잭 라이언의 아내 캐롤라인 라이언(Gates McFadden)과 어린 딸 샐리 라이언(Louise Borras), 그리고 여자 승무원(Denise E. James)이 전부다.
‘붉은 10월’은 이야기가 주는 재미뿐만이 아니라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다.
마르코 라미우스와 바트 맨쿠조의 잠수함 함장다운 판단력과 결단력은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그저 놀라울 따름이고,
잭 라이언은 CIA 분석가다운 직관과 분석력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