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
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1946)
뮤지컬 영화의 첫번째 목적이 관객들에게 흥을 주는 것이라면
나시오 허브 브라운이 작곡을 하고, ‘사랑은 비를 타고’의 제작자이기도 한 아더 프리드가 작사를 한 흥겨운 노래들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사랑은 비를 타고’의 세 주인공 역을 맡은 진 켈리, 도날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가
보여주는 화려한 춤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사랑은 비를 타고’야말로 지금까지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뮤지컬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사랑은 비를 타고’가 주는 흥겨움은 다른 뮤지컬 영화들이 주는 흥겨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품상을 포함하여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파리의 미국인 (An American in Paris, 1951)’에
출연하여 아카데미 명예상을 수상한 진 켈리는 스탠리 도넌 감독과 함께 ‘사랑은 비를 타고’를 연출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파리의 미국인’과 영화의 형식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영화의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Broadway Melody Ballet’ 음악에 맞추어
약 13분 동안 진 켈리가 춤을 추는 장면이 들어간 ‘사랑은 비를 타고’의 후반부와, ‘An American in Paris’ 음악에 맞추어
약 18분 동안 진 켈리와 레슬리 카론이 춤을 추는 장면이 들어간 ‘파리의 미국인’의 후반부의 형식은 아예 똑같다. 하지만 음악과 춤,
그리고 특히 영화의 스토리가 ‘파리의 미국인’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훨씬 매끄럽고 재미가 있다.
사실 ‘사랑은 비를 타고’에 나오는 대부분의 노래들은 ‘사랑은 비를 타고’를 위해 새로 만든 노래들이 아니라, MGM(Metro-Goldwyn-Mayer)사가
1929년에서 1939년 사이에 발표한
여러 뮤지컬 영화들에서 나왔던 기존의 노래들을 재활용한 노래들이다. 하지만 진 켈리와 스탠리 도넌
공동 감독은 이들 노래에다 화려한 춤을 가미하여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은 비를 타고’의 노래들로 알고 있을 정도로 노래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 중에서 도날드 오코너가 부르는 ‘Make ‘Em Laugh’와 세 주연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Good Morning’, 그리고
진 켈리가 부르는 ‘Singin’ in the Rain’은 너무나도 유명한 노래들이며, 이 노래들과 함께 주연 배우들이 춤을
추는 장면들 또한 너무나도 유명한 장면들이다. 특히 진 켈리가 ‘Singin’ in the Rain’의 가사처럼 빗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사랑에
빠진 자신의 행복한 마음을 표현한 장면은 보는 관객들도 저절로 행복을 느끼게끔 만드는 장면인데,
후에 수많은 영화나 광고들이 패러디를 할 정도로 미국 영화사에서도 너무나 유명한 명장면이다.
대부분의 뮤지컬에서는 그 뮤지컬의 각본을 바탕으로 노래들이 만들어지지만, ‘사랑은 비를 타고’의 각본을 쓴 아돌프
그린과 베티 컴든은 기존의 뮤지컬 영화들에서 쓰였던 노래들을 바탕으로 ‘사랑은 비를 타고’의 각본을 썼다.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들이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음에 비해, ‘사랑은 비를 타고’는 처음부터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인 셈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발성 영화 시대 초기의 할리우드와 영화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성 영화 시대에서 발성 영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어나는 해프닝들과, 할리우드의 거짓된 모습들,
즉 팬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영화와 영화배우들의 실제 모습들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에 유명 스타 배우 돈 록우드(Gene Kelly)와 무명 배우 캐시(Debbie Reynolds)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도 다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