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1965)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1965)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
‘사운드 오브 뮤직’은 폰 트랩 일가의 실화를 근거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뮤지컬 영화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1961)’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영화화한 뮤지컬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화들 중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을 가장 좋아하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은 다른 뮤지컬 영화와는 달리 “음악”을 뮤지컬 영화의 도구로뿐만이 아니라,
영화의 주제로도 다루고 있어, 뮤지컬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주는 감동이 다른 뮤지컬 영화가 주는 감동과는 차이가 있다.
뮤지컬 영화들은 이야기 전개가 등장 인물들의 대사보다는 주로 음악과 노래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뮤지컬 영화에서는 관객들에 대한 영화 주제의 전달력에 있어서
음악과 노래가 그 어떠한 훌륭한 대사보다도 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것이 뮤지컬 영화의 묘미이기도 하다.
다른 뮤지컬 영화에서는 이렇게 음악을 영화의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음악 자체가 영화의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등장 인물들이 음악으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즉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마리아(Julie Andrews)와 아이들을,
폰 트랩 대령(Christopher Plummer)과 아이들을, 그리고 마리아와 폰 트랩 대령을 맺어주고 있다.
음악을 통하여 “음악”을 이야기하고, 이 “음악”을 영화의 주제로 다룸으로서 뮤지컬 영화의 묘미와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
화 오프닝 장면에서 마리아가 부르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음악의 소리 (The Sound of Music)’ 노래 자체가
“음악”을 예찬하는 노래이고, 지나치게 완고한 폰 트랩 대령과 이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것도 아이들이 슈레이더 남작부인(Eleanor Parker) 앞에서 부르는 ‘음악의 소리’를 통해서이다.
한마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음악”을 위한 뮤지컬 영화이다. 이처럼 ‘사운드 오브 뮤직’은 우리 삶에
여유와 활력소를 주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될 “음악”을 영화의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예술의 하나인 “음악”을 주제로 한 이 영화를 단지 영화 작품이 아닌 예술 작품으로 보는 건 오히려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난 ‘사운드 오브 뮤직’을 초등학생 때부터 수도 없이 봐 왔고 아직도 즐겨 보는 영화 중 하나이다.
화면이 구름과 산들을 지나 산 정상으로 올라오는 마리아를 클로즈업하면서 마리아가
‘The Sound of Music’을 부르는 이 오프닝 장면은 볼 때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낀다.
‘My Favorite Things’는 마리아가 폰 트랩 대령의 아이들 가정 교사로 온 첫날밤,
번개와 천둥소리에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불러주는 노래로, 아이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모든 음악은 리처드 로저스가 작곡을 하고 오스카 함머슈타인이 가사를 썼는데,
영화가 나온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와 관계없이 들어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
특히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기 위해 마리아가 부르는 ‘Do-Re-Mi’는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도 이 음악은 들어봤을
정도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곡이다. 나도 초등학생 때 음악 교과서를 통해 영화보다도 먼저 접했던 기억이 난다.
폰 트랩 대령에 대한 감정으로 괴로워하는 마리아에게 원장수녀(Peggy Wood)가 ‘Climb Ev’ry Mountain’을 들려주는 장면이다.
노래를 부를 때 원장수녀에게 비춰지는 조명의 효과와, 특히 ‘Climb Ev’ry Mountain’의 가사 내용이
단지 원장수녀가 마리아에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성모 마리아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처럼 느껴진다.